‘테크노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한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이 지난 달 국내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이후의 첨단 기술은 기초연구를 근간으로 해 나오게 된다”며 “지금처럼 과학과 수학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기술 발전도 경제도 멈추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굳이 외국 CEO의 눈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내의 심각한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인식은 널리 퍼져 있다.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현실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작년 대학 입시에서 이공 계열의 경쟁률은 다른 계열과 비교해 최저를 기록했다. 주요 대학들도 2007년도까지 공대 입학 정원을 15% 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
10년 전 50%였던 일반계 고교의 자연 과정 학생 비율이 최근에는 40%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이공계 전공자들의 잠재 인력 또한 줄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지나치게 관료 지향적인 사회를 경계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젊은이들은 실험실, 연구실보다 공무원 전문 입시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특정 분야에 너무 편중돼 있으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90년대 미국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과 80년대 일본에게 넘겨줬던 경제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외 기술 인력들의 충원이 주춧돌이 됐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미래 사회가 기술주도형 사회로 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회로 갈 것이 분명한데 단지 일시적인 현상만 보고 우리 젊은 인재들이 진로를 결정하지 말았으면 한다.
수능시험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제 예상 점수와 적성 등을 고려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수험생들이 10년, 20년 뒤를 생각하고 신중하게 전공을 선택해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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