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한모(51ㆍ여)씨와 미국거주 장모(48)씨는 29일 “난소세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임신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난소 하나를 떼게 했다”며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한씨 등은 소장에서 “노씨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시도되지 않은 방법 중 난소를 절제해 그 속에 있는 난소 세포를 이용해 남성 정자와 수정시켜 임신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난소를 하나 떼어내게 해달라고 요청해 1998년 11월 난소 절제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씨가 ‘나는 줄기세포 연구의 1인자다. 연구하는데 빠르면 1~2년, 늦으면 2~3년 걸린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나에게 돈과 명예가 한번에 올 것이니 환자 경비는 내가 주겠다’고 했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노씨가 임신시킬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해 한씨의 난소를 절제하고 장씨로부터는 정자를 추출했다”며 “그 동안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든 경비 1억5,000만원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3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성일 이사장은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서 난자 제공 등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자 내게서 돈을 뜯어내려는 터무니 없는 소송”이라고 일축했다.
노 이사장은 “한씨가 반드시 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폐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임신이 힘든 상태였다”며 “현재 의학수준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한다면 떼어내 냉동 보관한 난소를 이용해 임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난소 하나를 떼어 놓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한씨가 부탁해 난소를 떼어냈고 그 난소는 아직도 병원에 그대로 냉동보관 중”이라고 해명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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