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8일 공개한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예시문항 중 일부가 외국 책의 문제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서울 강남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대 논술 예시문항 중 자연계열 논술 1번 문제가 국내에도 번역된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스티븐 크란츠 교수의 ‘문제해결의 수학적 전략(Techniques of Problem Solving)’에 실린 문제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수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으로, 일부 사설학원의 논술 강좌에서는 이미 수리논술에 대한 논술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책이다.
문제가 된 서울대의 논술 문항은 한 부부가 부부동반 파티를 열어 9쌍의 부부를 초대한 상황을 제시하고, 파티에서 만난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만 악수를 한다고 가정하면 집 주인의 부인이 악수를 몇 번이나 했을 지를 일반화해 설명하라고 요구하는 문제로 경우의 수와 수학적 귀납법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문제해결의 수학적 전략’에 실린 문제는 서울대 문제와 달리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만 악수를 한다는 조건이 달리지 않았고, 참가 부부의 수가 4쌍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문항 전체의 구성과 표현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미 유사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실제 입시라면 해당 문제를 뺐겠지만, 출제의 기본방향을 알려준다는 취지에서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인터넷에도 있지만, 대부분은 구체적인 숫자로 된 답을 요구하는 계산 문제”라며 “우리 문제는 ‘일반화’한 설명을 요구해 수학적 사고력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이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의 수학문제 중 일부가 ‘수학 올림피아드 챌린지(Mathematical Olympiad Challenges)’라는 외국 문제집을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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