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청계천, 남산 등 서울의 주요 생태공간에 위해(危害) 외래식물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송인주(39) 부연구위원은 28일 “외래식물이 지역에 관계없이 서울 전역에 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 ‘서울시 외래식물의 분포 특성 및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정한 위해 외래식물 6종 가운데 서양등골나무,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3종이 서울 주요 녹지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번식력으로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고 이 풀을 뜯어먹은 소의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구토와 변비 증세를 수반하는 우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양등골나무는 청계천과 중랑천이 합류하는 고산자교 하류 인근과 남산 등에서 발견됐다.
꽃가루비염을 유발하는 단풍잎돼지풀은 서울숲과 청계천 하류 등에서 발견됐고, 같은 증세를 유발하는 돼지풀도 양재천과 중랑천 등 주요하천에서 발견됐다.
송씨는 “청계천과 양재천, 성북천 등 최근 친수형 하천 복원공사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위해 외래식물과 사람들의 접촉빈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개장 6개월도 안된 서울숲에서 서양등골나무가 발견된 것을 볼 때 이들 위해식물과 시민들의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서울을 24개 지역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식물의 총 출현종은 325종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에서 외래식물은 69종으로 21.2%에 달했다. 이는 생태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전국 외래식물 분포비율 8~9%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서울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외래식물은 개망초, 망초, 서양민들레, 좀명아주 등이었으며 서울 북서부(23.1%) 북동부(24.8%) 남서부(26.2%) 남동부(24.8%) 등 분포의 지역적 편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토지 유형별로는 철도변(41.5%)과 공업지(41.5%) 하천변(32.2%) 등이 높았고 주거지(24.2%) 공원(23.9%) 등은 낮았다. 특히 성동구 성수동 공업지대(46.2%) 용산역(45.8%) 노량진역(38.5%)은 외래식물 분포비율이 매우 높았다. 또한 10년 이상 된 주거단지가 5년 이하의 신규 주거단지보다 귀화식물의 종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씨는 “잦은 인구이동과 함께 교통량이 폭증하고 빈번한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서울은 외래식물이 번식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라며 “침입가능성, 번식방법, 발아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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