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2008학년도 논술고사 예시문항은 대부분 교과서에 나온 지문이나 원리를 위주로 출제됐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영어지문은 사용되지 않았으나 한자는 병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문계 예시문항 1번은 존 로크의 ‘통치론’ 6장(지문 ‘가’), 고교 도덕 교과서에 나온 ‘정보의 특성’(지문 ‘나’),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설명’(지문 ‘다’) 등 지문 3개를 제시한 뒤 지문 ‘나’로 인해 무의미해지는 지문 ‘가’의 조건들, 지문 ‘다’에 대한 수험생의 입장을 물었다.
문항 2번은 문자 순열에 대한 문제와 풀이과정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다시 한번 설명해보라고 요구했다.
문항 3번은 고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시장 효율성의 문제점과 정부 규제의 부작용, 경제 교과서에 있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주요내용, 칼 폴라니의 ‘거대한 변환’ 등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지문을 입장에 따라 분류한 다음 ‘시장경제의 어두운 면’에 대해 논하고 ‘기업하기 좋은 국가’의 명암을 평가하라는 질문이었다.
마지막 4번은 5가지 이혼율 산정방식에 관한 지문을 제시한 뒤 각 산정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혼율의 개념에 맞는 이혼율 산정 방식을 정해 타당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자연계 예시문항 1번은 부부동반 파티에서 모르는 사람들끼리만 악수한다는 전제 아래 집주인의 부인이 악수를 몇 번이나 했는지를 일반화해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문항 2번은 타원, 직선, 타원의 현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해도를 물은 뒤 타원의 장축, 단축, 초점 등을 어떻게 구하는지 설명케 하는 문제였다.
3번은 공상과학영화를 본 주인공이 ‘코끼리만큼 커진 개미’ 또는 ‘개미만큼 작아진 코끼리’가 존재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기술하라고 요구했다.
4번은 ‘지구의 반경이 약 3,400㎞ 정도에서 멈춰버렸다면’ ‘지구가 현재 태양과 지구 간 거리의 약 70% 거리에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면’ 등을 가정해 지구의 모습을 지질, 대기, 환경, 생명체의 탄생, 진화의 관점에서 논하도록 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논술고사 주제는 전 과목 교과서에서 출제될 수 있다”며 “책을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하는 과정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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