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반 국산 괘종시계 조립을 계기로 출범한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이 28일로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한국 시계산업 40년의 현주소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주로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수출, 연간 3억 달러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스위스, 일본의 명품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조합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조합 이사장인 김기문(50ㆍ사진) 로만손 대표도 이 같은 점을 의식,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국산 시계가 살아남으려면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해외 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업체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로만손의 경우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아시아 지역에서 스위스 시계인 ‘스와치’를 앞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998년부터 120개 시계업체가 가입한 조합 이사장직을 맡아온 김 사장은 현재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 기업들의 공식 대표기구인 개성공업지구기업책임자회의 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북핵 6자회담이 마무리 되고, 미국도 북한을 인정하게 되면 개성공단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북측 근로자의 관리를 위해 입주업체가 채용 뿐 아니라 해고, 상벌 등에서도 자율권을 갖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북측 근로자의 급여만 해도 현재 월 최저임금만 정해져 있을 뿐 세부 지침이 없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88년 단돈 5,000만원과 직원 6명으로 로만손을 창립한 김 사장은 17년만에 회사를 매출 600억원을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로만손은 2000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최고시계 전시회인 ‘바젤 시계ㆍ보석 전시회’에 초대받을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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