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지니아주에 사는 에밀리 캐서린은 미소가 예쁜 10세 소녀다. 캐서린은 체중이 22㎏에서 20㎏으로 갑자기 줄면서 식사에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 때면 티스푼 한 술 정도의 음식만 겨우 삼킬 뿐 아무 것도 입에 대려 하지 않았다. 부모는 그를 3일간 굶기기도 하고 하소연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짜증 뿐이었다.
캐서린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탈진 상태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다 못한 부모는 병원을 찾은 끝에 그녀가 심각한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손을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지만 때늦은 후회였다.
거식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미국에서도 그리 흔치 않다. 심리적 장애와 내과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거식증은 입원 및 정신치료, 가족치료, 행동 치료를 포함한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스위크 최신호(12월5일자)는 커버스토리‘거식증과의 전쟁’에서 주로 틴에이저나 젊은 20대 여성이 앓았던 거식증이 최근 10세 이하의 소년 소녀에게서 많이 발병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애리조나의 한 거식증 치료 전문병원에는 13세 이하의 거식증 환자 69명이 입원해있고 해마다 치료를 문의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거식 증세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연구기관이 쌍둥이 여성 2,163명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한 결과 77명이 거식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란성 쌍둥이가 일란성 쌍둥이보다 더 많은 증세를 보였다. 또 우울증세 역시 거식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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