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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월드컵 HD방송-유럽DTV시장을 잡아라] (2) 소니와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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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월드컵 HD방송-유럽DTV시장을 잡아라] (2) 소니와의 한판 승부

입력
200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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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전자제품 유통체인점 유로닉스. 전기밥솥과 다리미 등 생활가전이 가득찬 1층 매장 가운데 유독 삼성전자의 디지털TV만 설치된 별도의 전시대가 눈에 띈다.

“전자제품 매장은 2층인데 여기에 왜”라는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체인점 사장 질리오 마테오씨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TV광고나 잡지의 평가를 보고 물건을 사기보다 친구 말을 듣거나 매장에서 제품의 화질을 보고 즉석에서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1층 전시대 설치는 기분파에 과시욕이 많고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이탈리아 소비자들의 성향을 겨냥한 판매 전술이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김지택 차장은 “효과적인 샵 디스플레이로 소비자의 눈을 먼저 잡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으로 각 매장에 독립 전시대를 설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디지털TV시장도 현지 소비자의 마음을 잡으려는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이탈리아와 달리 합리적 소비성향이 강한 독일과 영국에서는 제품을 비교하는 소비자잡지 등의 미디어 평가를 중시한다. 필립스, 톰슨 등 유럽 토종기업과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업체들의 제품이 주로 거론되던 이들 소비자 잡지에 몇 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이 비교평가 결과에서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 김동민 차장은 “독일 소비자들은 매장에 줄자를 가지고 와 직접 제품을 재보고 산다”며 “광고나 사람들의 입 소문보다 잡지평가를 기준으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경향이 강해 그만큼 품질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밀라노 디지털TV시장은 10월에 출시된 소니의 브라비아 액정화면(LCD) TV으로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마테오 사장은 “한달 전 소니의 32인치 브라비아 LCD TV를 매장에 들여놓았다”며 “소니는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30대 중반의 여성은 “거실에 놓을 32인치 TV를 구입하러 나왔다”며 “한국 제품의 품질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왔는데 매장에서 소니 제품을 보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거래 매장에 삼성전자와 같은 전시공간을 설치하고 32인치 LCD TV와 42인치 플라즈마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 대형,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이 소니의 브라비아에 유난히 긴장하는 것은 유럽 시장 중 이탈리아 LCD TV시장을 맨 처음 석권했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은 2002년 LCD TV에 본격 투자하면서 서울본사에 “브라운관TV로는 자신이 없지만 LCD TV로는 소니를 이길 수 있다”고 보고해 허락을 얻었다.

그 후 과감한 투자로 6개월 만에 시장의 51%를 장악했다. 삼성전자의 투자로 이탈리아 LCD TV시장 자체도 커져 수천대 수준의 시장규모가 올해 100만대로 커졌고 내년엔 200만대가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20.6%로 필립스(12.2%), 샤프(11.6%), 소니(7.0%)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PDP 및 대형 프로젝션TV 부문에서도 1위 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장 유두영 상무는 “유럽 디지털TV시장의 교두보를 사수한다는 각오로 소니 브라비아와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밀라노=김동국기자 dkkim@hk.co.kr

■ 김인수 삼성전자 부사장 "내년 유럽서 매출 200억弗 달성"

“내년도 유럽총괄 목표매출액 200억 달러 달성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삼성전자 유럽 매장을 총괄하고 있는 김인수(사진) 부사장은 유럽의 디지털TV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는 “내년엔 유로화 강세, 고유가 등으로 유럽도 전반적인 저성장이 예상되지만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2월)과 고화질(HD)로 방송될 월드컵의 영향으로 대형 HD 디지털TV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유럽시장에서 볼록형 브라운관TV와 VCR 등 100달러 이하 제품을 단종시키는 바람에 3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며 “대신 고급 브랜드의 위상이 확보되면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유럽에서의 시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LCD TV는 지난해 대비 2.5배 성장을 이룩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대형 프로젝션TV 등에서도 1등을 할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유럽 디지털TV시장 성공비결에 대해 “꾸준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철저한 디자인 및 품질 관리가 합리적 소비성향의 유럽 소비자들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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