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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부모 '끝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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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부모 '끝없는 전쟁'

입력
200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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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제1의 목표로 꼽는 부모 때문에 미국에서 버릇없는 개구쟁이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된 AP-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 꼴로 미국인이 한 세대 전보다 무례해졌다고 답했고 그 주원인은 어린이가 과거에 비해 버릇없기 때문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서도 버릇없는 아이들은 골칫거리다. 지난해 실시된 조사에선 교사 3명 중 1명이 학생의 무례한 행동을 참기 어려워 교단을 떠날 생각까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빠, 설교하지 마세요(Papa Don’t Preach)’를 부른 마돈나도 이젠 어머니의 입장에서 ‘엄한 규율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버릇없는 아이들은 미국 사회의 고민거리다.

성인 70% "이전 세대보다 무례" "성공지향 가정교육이 원인" 비판도

이달 초 시카고의 ‘테이스트 오브 헤븐’이란 레스토랑의 주인이 소란을 피운 아이와 어머니를 쫓아내고 ‘어린이는 식당에서 얌전히 행동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는 경고성 안내문을 붙인 뒤 버릇없는 아이에 대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요즘 아이를 버릇 없게 만든 주범은 부모라고 지적했다. 아동심리학자 댄 킨드론 하버드대 교수는 부모가 훈육이란 아이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믿고 그래서 자녀에게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하지만 ‘바르게 행동하라’는 요구는 별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부모들은 학교나 운동경기 등 각종 경쟁에서 자녀의 성공만을 광적으로 추구하고 성적의 포로가 됐고, 아이들은 스트레스, 긴장, 자기중심주의, 경쟁의식에 시달리며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 블로그 엿보는 부모 늘어 10대들 반발

카렌 리프씨는 매일 30분씩 열여섯살짜리 딸의 인터넷 사용 목록을 점검한다. 2년 전 딸이 학교 풋볼 경기를 응원하러 간다고 거짓말하고선 남자친구와 데이트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일과다. 리프씨의 딸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엄마가 사이버 감시를 하고 있다고 친구들에게 주의를 주고, 인터넷을 사용하고 나면 방문한 사이트 기록을 지워버린다.

미국에서 10대 자녀의 블로그를 감시하는 부모가 늘고 이 때문에 자녀와의 마찰도 심각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이 28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12~17세 인터넷 이용자의 약 20%가 블로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조사대상 1,100명 부모 중 약 3분의2가 자녀의 온라인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10대에게 ‘블로그’는 부모의 간섭을 피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해방구. 엄마 아빠를 속이고 몰래 데이트를 했다거나 약물 복용 같은 비행을 저지른 친구 이야기, 엄한 부모에 대한 불만처럼 차마 터놓고 말할 수 없는 일들을 발산하는 공간이다.

부모들은 10대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위해 웹사이트 접속 목록을 체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이버 감시’에 나서고 있다. 10대때 일기장을 훔쳐보던 부모와 신경전을 했던 이들이 이젠 기성세대가 돼 블로그를 두고 10대 자녀들과 실랑이를 벌인다.

10대는 블로그를 몰래 엿보는 부모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빅 브라더’같다고 항의한다. 부모도 할 말은 있다. 블로그는 전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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