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난자의혹 취재 과정에서 미국 피츠버그대의 제럴드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된 연구원들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취재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일부 보도에 따르면 취재에 응한 3명의 연구원 중 K씨는 4일 ‘PD수첩’ 한학수 PD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 PD가 황우석 교수가 처벌을 받게 되었다느니 하는 어마어마하고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하며 고압적인 분위기에서 제가 무슨 죄를 지은 양 몰아갔다”면서 “PD가 유도하는 대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일부 했으며 이는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방송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즈메디병원 소속인 K씨는 섀튼의 결별선언 이후 이런 고민을 주변에 털어놓았고 17일 새벽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가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도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기자들(PD의 오기)의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PD는 이에 대해 “K씨가 그런 메일을 보내오긴 했지만, ‘이미 많은 부분을 알고 있으니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을 뿐 위협한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 PD에 따르면 인터뷰는 10월 20일 피츠버그대 병원 벤치와 커피숍에서 이뤄졌으며, K씨는 여러 차례 신원을 보호해줄 수 있느냐고 물은 뒤 익명 보장을 약속하자 ‘중대한’ 진술을 했다. 한 PD는 진술 내용에 대해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의 중대한 하자에 관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 PD는 또 ‘다큐멘터리 제작팀’으로 가장해 접근했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취재 초기 ‘탐문’ 단계에서는 그렇게 하기도 했지만 정식 인터뷰를 할 때는 분명히 ‘PD수첩’이라는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했다. 한 PD는 29일 방송될 'PD수첩' 말미에 취재 과정의 협박 등 최근 제기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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