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교원평가제 실시에 대한 투쟁방식을 놓고 내분에 휩싸였다. 이수일 위원장이 12일로 예정됐던 연가투쟁을 직권으로 연기해 반발을 사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던 이 위원장의 중도하차는 난관에 부딪쳐 있는 교원평가 시범실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이 강경파가 전교조를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위원장이 낸 연가투쟁 철회방안도 부결됐지만 강경파가 발의한 교원평가 반대 투쟁안도 함께 부결됐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이 크지만 전면적인 투쟁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위원장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국민 대다수가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라고 질책하는 것은 잘 안다”면서도 “교사 개개인을 경쟁시키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을 이룰 수 없다”고 한 말은 전교조의 곤혹스러움을 보여준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차피 내년 3월 새 위원장을 선출할 때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면서 향후 운영방침을 둘러싼 내부 난상토론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노선갈등과 혼란이 빚어질 게 뻔하다.
하지만 논의과정이 어떻든 명심할 것은 국민의 여론을 외면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 사퇴파동도 따지고 보면 교원평가를 지지하는 국민 대다수의 의사를 무시해 일어난 것 아니던가.
전교조가 다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대중성 강화와 현장중심으로의 변화다. 전교조는 노조이기 이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집단이다. 따라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새 집행부 구성논의는 이러한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일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 전교조가 참교육을 실천하는 교원단체로 다시 국민 곁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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