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직원 10명 가운데 3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국내 은행 임직원 12만3,666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3만5,701명으로 전체의 28.9%에 달했다.
이는 2001년 말 총 임직원(11만5,812명) 중 비정규직(2만6,614명) 비율 23%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지난 3년 여 동안 전체 임직원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비정규직은 34%나 급증한 셈이다. 전체 임직원 가운데 일반직원의 경우 2001년 말 8만7,242명에서 올6월말 8만6,527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국민은행의 비정규직 비율이 35.9%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씨티은행도 31.8%로 30%를 넘었다.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낮은 시중은행은 조흥은행(22.5%)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점에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고, 대부분 일선점포의 창구 직원들”이라며 “창구업무가 대부분 단순업무이기 때문에 정규직을 채용하면 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이 손쉬운 구조조정을 위해 비정규직만 늘리고 있고, 이로 인한 비정규직 차별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실제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에서 근무중인 비정규직 사원의 연간 총급여는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은행권 평균 급여(정규직 포함)가 5,200만원에 달하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전국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상초유의 큰 이익을 내면서도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환란이후 이 차별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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