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제 막 집권 3기에 접어들었다면서 그가 앞으로의 도전 극복에 실패할 경우, ‘저무는 미국’을 초래한 대통령으로 치부될 것임을 경고하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조지 부시의 3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2001~2004년 재임기간을 1기로, 2004년 재선이후 최근까지를 2기로, 남은 임기를 3기로 가르는 독특한 구분을 앞세워 이같이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1기의 부시 대통령은 9ㆍ11 테러에 압도당한 미 사회의 분위기를 활용, 강경 보수 기조의 조세 및 이라크 정책을 적절히 수행했으나, 1년 남짓의 2기 때는 완전히 시간을 낭비했다.
이 시기에 인기 없는 사회보장개혁 시도, 리크 게이트, 톰 딜레이 의원 등 공화당 지도자들의 비리 의혹, 서투른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이라크전 장기화 등이 겹쳐 미국이 의원내각 제였다면 부시 대통령은 사임해야 했을 것이라는 게 프리드먼의 주장이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한때 알코올 중독상태였음을 상기시킨 뒤 지금은 “칼 로브 비서실 차장을 너무 많이 마시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프리드먼은 “최근 부시 대통령은 짐을 싸 텍사스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인상 비평을 이어가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도전을 극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미군 주둔 등 이라크에서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옳지만 공화ㆍ민주가 분열된 상태에선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충고의 핵심이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극우’에서 탈피, 중도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놓고 경합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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