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엄마’ 최정우(49)씨는 딸이 대학에 진학할 때가 되자 과감히 직장을 포기했다. 그는 재산의 4분의 1을 사교육비로 책정하고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올인’했다.
AP통신과 CNN방송은 23일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한국의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진학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뜨거운 현장을 소개하면서 “대치동 엄마들이 나날이 확대해가는 한국의 사회적 격차에 관한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대치동은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진학에 이르기 까지 광풍이 부는 한국 교육현장의 결정판”이라면서 최씨가 딸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소위 일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비좁고 비싼 대치동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전했다.
매일 새벽 3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딸아이의 공부를 독려하는 최씨는 “자녀를 위해 일을 포기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큰 아들이 연세대에 진학했고 남은 딸의 일류대 진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AP는 “이 같은 교육열은 일류 대 진학이 좋은 직장과 미래를 결정하는 한국의 사회구조 때문”이라며 “사교육 열풍이 통제불능 상태로 치달으면서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함께 사회적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치동에서 13년동안 수학을 가르쳐온 학원교사 김 모씨는 “우리는 분명 (수강생들의) 점수를 올려준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해고된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대치동 엄마들의 교육열은 자녀를 개별 인격체로서 정체성을 무시할 만큼 너무 지나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P는 그토록 선망의 대상이 되는 서울대의 저명한 교육학자들도 대치동 엄마들에 대해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쏟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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