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장은 차분하다 못해 숙연하기까지 했다. 300여명의 취재진과 대학 관계자들이 서울대 수의대에 몰렸지만 장내는 조용했다. 황 교수는 핼쓱한 표정이었으나 침착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사죄했고 과학계의 앞날을 염려했다. “모든 돌팔매는 자신에게 몰아달라”고 했다.
황 교수는 연구원의 난자기증에 대해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일은 안 되죠, 난자는 없죠, 또 외국에서 이런 연구를 했음에도 아무데서도 성공 못해 난공불락이고 불가능이라고 인식돼 왔던 일입니다. 그 때 제가 만약 여성이었다면 제 난자를 뽑아서 실험하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또 국민의 성원과 난치병 환자의 희망 등을 언급할 때마다 여러 차례 목이 메이기도 했다.
개척자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할 때 황 교수는 잠시 목소리를 높였다. 황 교수는 “세계 연구자들이 보고 탄성을 질렀을 때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구나’하는 민족적 자신감을 맛보았다”며 “지금 똑 같은 연구를 한다면 오판이나 실수는 없을 것이지만 당시에는 눈 앞의 일과 성취밖에 보이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장내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눈에 띄는 등 동정적 분위기가 퍼져나갔다.
황 교수는 이날 오전 수차례 발표문을 수정했고 2시 회견에 겨우 시간을 댔다. “채찍과 돌팔매는 나에게 몰아주고 과학자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해달라”는 마지막 발언을 하고 일어선 황 교수는 곧장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이곳에서 한 관계자와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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