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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슬람 전래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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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슬람 전래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입력
200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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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군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우리나라에 머물렀다. 대부분 무슬림이었던 이들은 하루 다섯번 기도를 하는 등 터키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절도 있고 조용한 이들의 예배 모습이 우리에게 알려지면서 한국인 무슬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1955년 한국무슬림연합회(현 한국이슬람중앙회)가 만들어졌다.

한국이슬람중앙회가 이슬람 전래 5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에서의 이슬람과 타 종교 : 공존과 협력’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25, 26일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아랍의 이슬람 국가는 물론, 이슬람 불교 힌두교 기독교가 공존하는 동남아의 종교 지도자와 학자들이 참가, 종교간 공존과 협력의 방안을 모색한다.

행사를 위해 알리 바르닥 오울루 터키 종교청장, 모즈타바 사드리아 일본 추오대학 정치학부 교수, 오스만 바카르 말레이시아 이슬람대학 이슬람사상연구소 석좌교수, 아크라마 사브리 팔레스타인 최고 종교 지도자 등이 방한하며 ‘이슬람의 관용’(모하메드 탑타바이 쿠웨이트 샤리아대학 교수), ‘이슬람-기독교 종교간 대화’(바드르 알 마스 쿠웨이트교육대학 교수), ‘21세기 새로운 선교 방법론’(아니스 아흐마드 파키스탄 리파국제대학 교수) 등 논문 20여 편이 발표된다.

이 자리에서 가톨릭대 강사 박현도씨는 ‘한국에서의 무슬림-기독교인간의 대화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 이슬람이 9ㆍ11 테러 이후 이슬람의 평화 이미지를 알리는데 치중하느라 형제애, 관용, 평등 등 이슬람의 정신과 신학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며 “평화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교로서의 이슬람을 홍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서강대 류제동 강사는 ‘이슬람교와 불교의 만남 가능성’이라는 주제 발표문을 통해 “기독교와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의 상호 이해가 제법 진척을 보이는 데 반해 이슬람과 불교의 대화는 아직 요원한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 뒤 “그러나 이슬람의 자아 소멸론이나 불교의 공(空)사상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유사한 측면을 찾아나가면 불교와 이슬람의 대화 가능성은 밝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이밖에 인도네시아 중국 스리랑카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이슬람과, 세상의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선교 방법 등에 대해 토론한다.

손주영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사장은 “이슬람의 관점에서 타 종교, 타 문화와의 협력을 고민하는 국내 최초의 국제 학술 대회”라며 “다종교 사회이면서도 이슬람에 대해 편견과 오해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의 제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이슬람의 역사와 현재

내·외국인 신자 14만여명 9·11테러 이후 관심 늘어

이슬람이 종교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50년이 됐지만 이슬람 문명권과의 교류는 훨씬 오래 전에 시작됐다. 학계에서는 ‘처용가’의 처용이 이슬람 상인이고 경주 괘릉의 석인상이 아랍인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이미 통일신라 때부터 이슬람과 활발하게 교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 때는 벽란도 등 국제 무역항을 중심으로 이슬람 상인과의 교역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국내의 이슬람 신도는 4만여명. 최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의 외국인이 몰려오면서 외국인 무슬림이 10만 여명에 이르러 이들을 합치면 전체 무슬림은 14만여명이나 된다. 한국인 무슬림은 상당수가 70년대 중동지역 건설 현장에 파견됐던 사람들이다. 이들을 위한 성원이 서울(한남동) 부산 인천 전주 안양 안산 등 9곳에 있으며 임시 예배소도 50여 곳에 이른다.

이슬람중앙회 관계자는 “9ㆍ11 테러 이후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요즘은 자발적으로 이슬람 성원을 찾는 이가 늘고 대학 등에서 강연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한국 이슬람이 조만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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