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을 본 정치권의 시선에는 안타까움과 따스함이 배어 있었다. 여야 의원들은 “황 교수의 입장과 사태의 불가피성을 이해하게 됐다”며 대부분 황 교수를 옹호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이번 일로 황 박사팀의 줄기세포연구 성과와 의미가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고,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윤리문제에 관해 황 교수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왜 우리 스스로 우리 시대의 영웅에게 상처를 주고 흠집을 내야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며 난자체취 과정의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매주 토, 일요일 밤 수십년간 우리 조상을 핍박하고 유린했던 몽고의 칭기스칸은 영웅이라고 매료하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 시대 영웅은 잊어버리려는 우리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 교수 돕기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생명공학 분야의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향상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국익적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며 법적ㆍ제도적 뒷받침을 서두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아무도 하지 않던 초기 연구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미흡함이 발생한 것은 이해해야 한다”며 “연구진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난자를 제공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난자기증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난자기증 민간재단 이사인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난자 제공에 대한 실비보상 기준과 난자 보존기간 등을 규정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민노당은 “연구 속도가 늦춰지긴 했지만, 줄기세포연구가 연구윤리를 엄격히 준수하는 계기가 됐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황 교수가 연구과정에서의 잘못을 시인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태의 조기해결 가능성을 가로막은 청와대 박기영 보좌관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공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