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대결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1,000만달러 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가 프로 전향 후 첫 출전한 남자 프로골프 대회에서 컷 오프를 통과할 전망이다.
미셸 위는 24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오픈(총상금 1억4,000만엔)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중위권에 오르며 컷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104명의 참가 선수 중 선두그룹에 5타 뒤진 공동 42위. 장담한 대로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는 못했지만 버디 2개를 잡아내고 보기를 3개로 마무리하며 무난하게 첫날을 마쳤다.
미셸 위는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 안팎의 스코어를 내 상위 60위 이내에 들게 되면 일본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남자대회에서 컷 오프를 통과한 여자 선수가 된다. 한국에선 2003년 박세리가, 미국에선 1945년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남자 프로대회에서 컷오프를 통과했다.
10번홀(파5)부터 경기를 시작한 미셸 위는 함께 플레이를 펼친 요코다 신이치, 데시마 다이치 등 2명의 일본 남자 프로 선수와 대등한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뽐내며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수 백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닌 미셸 위는 초반 16번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었지만 6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수확한 데 이어 7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뽑아내 중위권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미셸 위는 경기 후 "긴장한 데다 퍼팅이 힘들었는데 후반 들어 버디 2개를 잡아낸 뒤 자신감을 되찾았다"면서 "기대했던 스코어는 나지 않았지만 내일은 타수를 더 줄여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달 프로 데뷔전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실격 파문을 겪은 뒤 한 달여 만에 프로 선수로서 두 번째 대회에 나선 미셸 위는 우려와 달리 장타력은 여전했다. 아이언 샷 정확도와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지켜내는 쇼트게임 능력도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6번홀 5m 버디 기회에서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내는 등 18홀 동안 31차례나 퍼터를 사용하는 등 퍼팅 실력은 여전히 미숙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데시마는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고 요코다는 1언더파 71타를 때려 일본 프로의 체면을 세웠다. 한국 선수 가운데 양용은이 이븐파 72타로 가장 나은 성적을 올렸고 일본파 맏형 김종덕은 1오버파 73타로 다소 부진했다. 올해 일본에서 1승을 올린 장익제는 3오버파 75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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