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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비준안 국회 통과/ 민노9명 의장석 점거등 저항 전자표결 1분만에 '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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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비준안 국회 통과/ 민노9명 의장석 점거등 저항 전자표결 1분만에 '탕탕탕'

입력
200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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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23일 민노당 의원 9명이 격렬히 저항했으나,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처리 과정은 예상보다 싱거웠다.

이날 국회는 오후 1시30분께 민노당 이영순, 노회찬, 단병호 의원이 우리당 의원들과의 몸싸움 끝에 본회의장으로 진입,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다 2시 35분께 국회 경위들이 줄지어 들어오자 본회의장이 술렁였다. 우리당 의원들이 경위들의 협조를 받아 의장석 ‘정리’에 나섰고 민노당 의원들은 “너희가 의원이야 경위야!”, “어디 가슴을 만져!”라고 고함을 치며 몸부림을 쳤지만, 5분도 버티지 못하고 끌어내려졌다.

이 때 김원기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올라 개회를 선언하자,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냐”며 울부짖었고, 노회찬 의원은 “350만 농민을 아예 국외 추방시켜라”고 외쳤다.

난리통에 민주당 의원 11명은 단상 앞에서 ‘처리 연기’라고 쓴 종이를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한나라당 농촌 출신 의원들도 “당신들은 쌀밥 안 먹느냐, 퇴장하자”고 거들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대부분 의원들이 찬반토론 신청을 철회했지만, 우리당 조일현 의원만은 누가 듣든 말든 소신발언을 했다. 그는 민노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발언대 옆에서 “쌀 협상이 농민 입장에서 100% 잘됐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협상을 안받는 것보다는 받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투표는 3시 10분께 시작돼 1분만에 마무리됐고, 김 의장은 “찬성 139표 대 반대 61표, 기권 23표”라며 가결됐음을 선언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발언대에 일렬로 선 채 일제히 고개를 떨궜고, 천영세 의원은 “이렇게 호응을 안해줄 수 있느냐”고 다른 당 의원들을 원망했지만, 의석에선 “내려가!”, “마이크 커!”라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왔다.

이날 표결에서 찬성 당론을 정했던 우리당은 144명 중 118명이 표결에 참여, 107명이 찬성했지만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김종률 임종인 한병도 의원 등 6명은 반대표를 던졌고 ‘쌀 비준 반대모임’에 참여했던 최규성 의원 등 5명은 기권했다. 자유투표로 임한 한나라당은 지역구가 농촌인 이규택 최연희 의원 등 51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기권(18명)까지 합하면 찬성(30명)의 2배를 넘었다.

또 반대 표를 던진 김종인 의원 외 민주당 의원 10명과 민노당 의원 9명에 더해 우리당 26명, 한나라당 28명 등 모두 76명이 표결에 불참해 비준안 처리에 대한 의원들의 심적 부담을 짐작케 했다.

이에 앞서 우리당 지도부는 “더 이상 비준안 처리가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 소속 의원 70여명과 함께 점심을 원내대표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표 단속에 나섰다. 이 때문인지 농촌 출신 의원들도 다소 기세가 꺾인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농어촌의정회 소속 의원 16명은 이날 아침 모임을 갖고 육탄저지 방침을 밝혔지만, 막상 본회의장에선 실력저지에 나서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 김 의장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우리당 의원과 국회 경위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노당 의원들을 밀어낸 것과 관련, 경호권이 발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폭력이 행사됐다는 주장이 민노당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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