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자이너들이 세계 패션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은 전통색의 발굴과 활용입니다. 이번 전시가 패션에서 색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국패션의 창조성을 더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미국 뉴욕의 세계적인 패션스쿨 FIT의 발레리 스틸 의상박물관장이 삼성디자인학교 SADI의 개교 10주년을 맞아 공동기획한 전시 ‘레인보우: 컬러와 패션’전 참관차 방한했다.
24일부터 내년 1월27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150여년에 걸친 패션의 변천사를 통해 동서양의 각기 다른 색채의 상징성을 비교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5만점이 넘는 수준 높은 의상컬렉션과 100만개에 달하는 소재, 논쟁적인 주제의 전시 개최 등으로 명망 높은 FIT의상박물관을 총괄하는 스틸관장은 “색은 복합적인 문화의 산물”이라며 “서양에선 붉은 색이 성적 욕망의 의미로 받아들여져 웨딩드레스에 금기시되는 반면, 동양에서는 행복과 다산의 상징으로 혼인예복에 애용되어왔다”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전시에서는 FIT의상박물관 소장품 50점과 서정기 정구호 등 한국디자이너들이 한국 고유의 오방색을 주제로 제작한 의상 25점이 함께 전시돼, 동서양 디자이너들이 색채를 다루는 방법의 차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또 “패션이 예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은 항상 있었지만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한 잣대’는 백인백색일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전시물 중에는 예술성을 갖춘 작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패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평론가이자 저술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틸 관장은 패션전문 국제학술지 ‘패션저널’의 발기인이자 편집장이기도 하다. 24일에는 삼성생명에서 ‘패션에서의 색상’을 주제로 강연 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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