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제공자들에게 보상비가 지급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이버 공간이 국익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 학계와 언론의 공세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줄기 세포 배양 연구에 먹구름이 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토론방에는 ‘미국과 유럽의 학계가 황 교수의 업적을 시기해 꼬투리 잡기에 나선 가운데 우리 스스로가 그 성과를 허물고 있다’ ‘불치병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일보다 더 윤리적인 일은 없다’는 등의 주장이 빗발쳐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또 다음에 개설된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에는 “저와 두 딸 그리고 친구 딸, 조카딸도 기증 의사를 밝힌다”(아이디 중전)는 등의 난제 제공 의사를 밝히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한편,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기자 회견이 있기까지의 결정적 영향을 미친 MBC ‘PD수첩’의 게시판에 오른 글들은 ‘시청률을 위해 국익을 버렸다’는 등의 비난 일색이었다.
안모씨는 “무조건 까발리는 게 다는 아니다. 때론 언론이 국익을 위해 덮어야 하는 것도 있다”고 주장했고, 최모씨는 “황 교수가 이번 주 중 사실을 밝히기로 했는데 이런 식으로 폭로하는 것은 선정주의”라고 비난했다. “열 받아서 황 교수 후원회에 가입하고 돈 5만원을 냈다”(윤모씨)는 등 황 교수에 대한 격려 글도 잇따랐다.
그러나 ‘국익 지상주의’를 경계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네이버에는 ‘국익이라는 명분을 앞세우면 과연 어떤 행동도 정당화 할 수 있는 것이냐’ ‘특정인의 부도덕한 행위를 무조건 비호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을 밝히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 등도 올라왔다.
또 21일 설립 총회를 가진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에 대해서도 ‘Prolusion7’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많은 우려를 그냥 무시하고 국가를 위해 기증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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