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사냥 엽총 성능 '업'

멧돼지를 사냥할 만큼 살상력이 강한 공기총과 엽총을 내년부터 개인이 소지할 수 있다.

경찰청은 22일 공기총과 엽총의 성능을 상향 조정하도록 총포 등 단속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해 입법 예고했다. 최근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 증가가 주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엽총의 산탄 탄알 표준 구경(口徑)은 현행 7㎜에서 18.3㎜로, 공기총 연지탄(납탄) 중량은 1g에서 1.7g으로 바뀐다. 또 공기총의 발사에너지는 30J(Jouleㆍ에너지와 일의 단위)에서 60J로 높아진다. 군용 K-2 소총의 발사에너지는 1,700J 정도다.

법 개정은 유해 야생동물의 포획이 쉽지 않아 유효사거리와 살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2002년 12억원, 2003년 179억원, 지난해 206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최근엔 서울 도심에 멧돼지가 나타나 사람을 해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효사거리가 50m 정도로 늘어나 멧돼지 등을 지금보다 쉽게 포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1~2월 시행된다.

경찰청은 총포 및 분사기 제조시설 전용면적을 330㎡에서 200㎡로 완화하는 시행령도 입법 예고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