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는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경우 유엔의 이란 내 핵사찰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나서면서 이란과 미국ㆍEU의 갈등이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의회는 이 날 “이란 핵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상정될 경우 이란 정부는 이란 내 핵 시설에 대한 유엔의 모든 사찰을 거부하는 동시에 우라늄 농축을 재개 할 수 있다”는 법안을 상정, 전체 197표 중 찬성 183표라는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미국과 EU가 이란의 핵 활동은 결국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상정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8일 이란이 1987년 국제 암시장에서 핵무기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밝히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란이 입수한 설계도는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 조직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는 농축 우라늄을 반구 형태로 제작해 핵탄두에 장착하는 기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AEA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미국과 EU는 이를 이란의 설계도 입수 사실을 이란 압박용으로 적극 활용할 자세다.
게다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이 80년대에 파키스탄으로부터 가스 원심분리기(우라늄을 무기급으로 농축하는 데 필수 장비) 제조 방법에 대한 기술을 전수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핵무기 설계도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다만 핵 네트워크를 통해 입수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수 주 동안 80년대 이란의 핵개발 상황에 대한 문서를 IAEA에 제공했으나 IAEA는 전면적인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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