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있는 미군 철군을 놓고 미 의회에서 공화·민주 두 당 의원들 사이에 좀처럼 보기 드문 말싸움이 오가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미 하원은 18일 민주당 매파인 존 머서(펜실베이니아) 의원이 제출한 이라크 파병 미군 철군안을 찬성 3, 반대 403의 압도적 다수로 부결했다. 머서 의원의 철군안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라는 내용이었다.
머서 의원의 조기 철군안은 압도적으로 부결됐으나 미 하원은 철군안 심의 과정에서 공화,민주 두 당 의원들 사이에 인신공격성 비방을 주고 받는 등 이라크에서 미군 철군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소동은 공화당 소속 여성의원 잔 슈미트(오하이오주)가 조기 철군안을 제기한 민주당 머서 의원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슈미트 의원은 이라크에서 귀국한 미 해병 장교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 장교가 “겁쟁이들은 도망가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이 머서 의원의 조기 철군안을 대놓고 공격한 것으로 받아 들였고 이 발언을 제지하려는 고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의원의 얘기를 들으면 비애감을 느낀다”며 슈미트 의원의 발언을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몰고 갔다.
공화당은 철군안 조기 부결을 통해 반전 여론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머서 의원이 법안을 제출한 지 하루 만에 표결을 강행했고 압도적 부결로 급한 불 끄기에 성공한 셈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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