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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중함 필요한 대통령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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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중함 필요한 대통령의 '댓글'

입력
2005.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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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0일에도 정부 정책홍보 사이트인 ‘국정브리핑’에 댓글을 올렸다. “자존심, 그리고 사명감을 가지고 차분하게 실력으로 대응해 나갑시다. 그렇게 정부의 기사가 쌓이면 세상은 달라질 것입니다.

이자!(‘아자!’의 오기인 듯)”라는 글이다. 내년도 예산의 방만한 편성 가능성을 지적한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한 김대기 기획예산처 재정운용기획관의 글에 대한 댓글이다.

노 대통령의 이날 댓글은 이 달 들어서만 13번째다. 노 대통령은 1, 2차 APEC 정상회의가 열린 18, 19일 이틀 동안에도 3개의 댓글을 올렸다. 그 동안 2, 3달에 한번씩 댓글을 올렸으나 최근에는 집중적으로 올리고 있다.

대통령의 댓글에는 분명 긍정적 측면이 있다.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통령과 정부 부처,공무원들이 ‘소통’을 한다는 점은 평가 받을만하다.

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다. 우선 노 대통령의 댓글이 주로 정부정책을 옹호하는 글이나 언론 보도를 반박한 글에 붙여진다는 점이 걸린다. 국민에게는 ‘자기들끼리의 행위’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또 ‘댓글’이라는 형식이 갖고 있는 가벼움도 신경 쓰인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그 자체로 의미있고 무겁게 국민에 다가간다. 그러나 한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댓글이 정제된 메시지를 담기는 어렵다. 자칫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왜곡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대통령의 이름을 사칭한 가짜 댓글을 걱정하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누군가는 “과거 권위주의와는 다른 단면”이라고 자찬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지금 신선함보다는 진중함을 더 원하고 있다. 신중한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

정치부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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