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오일달러’를 잡기 위해 중동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반면 우리 기업들은 ‘제2의 중동 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오일 달러 선점을 위한 업계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2005년 12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석유로 벌어들인 돈이 200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4,298억 달러로 추정되는 등 중동 산유국 경제가 20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04년 260억 달러의 재정 흑자가 발생했고 쿠웨이트 역시 당초 예상보다 무려 167%나 증가한 11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또 사우디의 증시 지수는 2002~2004년 87%나 상승했고 쿠웨이트 증시도 같은 기간 2.7배 올랐다.
이처럼 막대한 재정 흑자가 발생하자 중동 산유국들은 대규모 개발 사업 등을 속속 발주하고 있다. 중동 유력경제전문지인 MEED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아랍에미리트연합 2,214억 달러, 사우디 1,461억 달러, 카타르 1,026억 달러 등 걸프협력위원회(GCC) 6개국과 이란, 이라크에서 총 6,964억 달러 규모의 개발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제2의 중동 붐’이 조성되고 있지만 2005년 9월 현재 우리의 대 중동 수출은 89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에 그쳐, 전체 수출 증가율 12.3%에도 못 미쳤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의 아랍에미리트연합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30%를 기록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중동 시장 공략은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 관계자는 “오일 달러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현재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해외전문인력 부족문제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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