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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美언론이 보는 한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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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美언론이 보는 한미관계

입력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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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주 한미정상회담을 보는 미 언론의 시각은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그 행간에선 공통점이 발견된다. 이들은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기본적 생각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대북 정책에 있어서 엇갈림을 가장 부각시켰다.

뉴욕타임스는 직설적으로 “양 정상이 북한을 다루는 입장을 일치시키려 노력했다”고 전제했으나 “그들은 대북 정책의 전략전술적 차이점에 대해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대북 경수로 제공 시점을 북핵 폐기 이후로 못박은 반면, 노 대통령은 침묵했다는 점을 회피의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여기에다 미국은 달러 위폐 단속 등으로 북한의 돈줄을 죄고 있는데, 한국 국회에선 대북 지원액을 두배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대비도 빼놓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다소 우회적으로 한미간의 ‘이견’에 접근했다. 이 신문은 양 정상이 북핵 폐기에 대해 공동전선을 제시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미정상회담과 그 전날 있었던 한중정상회담의 차이점을 파고 들며 한미 사이에 놓여있는 간극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선 6자 회담 관련국에 북한에 대한 ‘진실한 유연성’을 촉구한 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두 신문은 모두 노 대통령의 침묵에서 한미간 이견의 한 단면을 찾으려고 했다.

미 언론들의 보도 경향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는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가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를 ‘다르다’는데서 출발해 바라보는 시각은 불안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역동성을 내포한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불안정 요소를 관리해 나갈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의지와 능력, 그리고 신뢰가 양국 모두에 요구된다는 점일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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