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가수 신중현(62)씨가 작사ㆍ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던 ‘님은 먼 곳에’의 작사자는 신씨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동부지법 민사11부(백춘기 부장판사)는 18일 방송작가 겸 작사가 유해준(84ㆍ예명 유호)씨가 신씨를 상대로 낸 가사저작권 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님은 먼 곳에’는 1969년 11월부터 1970년 2월까지 당시 동양방송의 TV연속극 ‘유호극장’에서 방영한 동명의 연속극 주제곡으로 김추자씨가 불러 인기를 얻은 뒤 여러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에도 수 차례 삽입된 대중가요의 명곡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속극 매회 자막에 작사자가 원고의 예명으로 표시돼 있었고, 당시 관행상 연속극 작가가 주제곡을 작사했으며, 강부자씨 등 출연진과 김추자씨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주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신씨가 70년 이 곡이 담긴 음반을 발매하면서 원고와 협의 없이 작사자를 본인으로 표기해 원작자의 성명표시권을 침해했고 그동안 작사자로서의 저작권료를 받아오는 등 원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연속극 대본을 집필하면서 주제곡 가사를 직접 써서 신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9월 신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한편 신씨는 “연속극 원작자로서 유씨가 전해준 내용은 나의 가사와는 형식이 완전히 다르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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