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대 중국 관계에서 ‘봉쇄적 개입(congagement: containment[봉쇄]와 engagement[개입]의 합성어) 정책’으로 향하고 있다고 17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이 분석했다. 아시아의 대국을 넘어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위협하는 ‘전략적 경쟁자’ 중국에 대해 경제적으로는 ‘개입’ 또는 ‘포용’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군사적 견제를 위해 일본 등 주변국을 통해 확고한 ‘봉쇄’ 체제를 구축한다는 얘기다.
신문은 올들어 부시 행정부가 일본 인도 몽골 등 아시아 전반에 걸쳐 중국을 에워싸는 군사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주목했다. 1999년 보수계열 씽크탱크인 랜드연구소가 대중국 군사외교 전략 개념으로 제시한 ‘봉쇄적 개입전략’이 현재의 아시아 외교의 틀이 됐다는 것이다.
랜드연구소는 당시 보고서에서 중국이 아시아 지역을 경제ㆍ군사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새로운 군사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날로 긴밀해지는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감안해 경제적으로는 ‘개입’ 정책을 기본적으로 유지해왔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서의 위상과 미국 기업의 주요 시장이자 제조기지로서 중국이 갖는 경제적 중요성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봉쇄’정책을 구사해왔다.
지난달 공식화한 미ㆍ일 안보 협력 강화는 미국의‘봉쇄적 개입’ 노선을 선명하게 해주었다. 미국은 냉전 시기 소련과 동맹이었던 인도에도 민수용 핵기술 협력 등 유화책을 내놓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는 국제군사훈련교육(IMET)을 제공키로 했다. 부시 대통령이 21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하는 것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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