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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교수 절반 "영입 제의 오면 이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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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교수 절반 "영입 제의 오면 이직 고려"

입력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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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교수 중 약 절반이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이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교수도 3분의 1에 가까워 서울대 이공계 교수의 외부 유출 위기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서울대 의뢰로 작성해 제출한 ‘자연대 공대 경쟁력강화 컨설팅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서울대 이공계 교수 149명 중 69명(46.3%)이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이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타 대학 또는 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교수도 30.8%에 달했다.

응답자의 92%는 자연대 공대가 현재 위기에 처했거나 가까운 장래에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그 원인에 대해 ‘서울대가 자율권이 부족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 35.8%가 ‘우수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답한 반면, ‘우수한 연구ㆍ교육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6.4%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이 보고서는 자연대 공대가 세계 2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학장ㆍ학부장 주도의 책임운영체제 도입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 수준의 재정 확보 ▦장기적 대형연구 시스템 마련 등의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인사ㆍ예산ㆍ조직 운영에 대한 총장과 학장의 권한이 부족해 석학 초빙이나 연구비의 선택ㆍ집중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런 시스템으로는 제2, 제3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수리과학부 채동호 교수가 성균관대로, 자연대 화학부 최진호 교수가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겼으며, 최근에도 자연대 스타급 교수 1명이 모 사립대와 스카우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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