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보좌해온 김무성 사무총장과 유승민 비서실장, 전여옥 대변인 등 이른바‘측근 3인방’이 17일 일제히 사퇴했다. 이들 외에도 박 대표가 임명한 20여명의 임명직 당직자들도 이날 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헌 개정안이 추인되자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김 총장 등 3인방은 한결같이 “새로운 인사에서 당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재임용 가능성을 차단했다. 2선으로 확실히 물러나 박 대표에게 새 인물을 수혈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1년8개월이나 당의 ‘입’을 맡아 1997년 한나라당이 창당한 이래 최장수 대변인 기록까지 세운 전 대변인은 “천막당사시절부터 정이 들어 친구가 된 언론인 여러분을 이젠 동지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별인사를 했다.
핵심 측근들이 뒤로 물러나면서 박 대표가 기용할 새 인물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가 된 이래 세 번이나 당직 인사를 했지만 번번히 소수 측근에 집착해 비주류 등으로부터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박 대표는 일명 ‘그림자,’‘복심(腹心)’으로 통했던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지난 6월 ‘대졸자 대통령론’발언 으로 사퇴압력이 비등했음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곁에 두었다.
그러나 “이번은 180도 다를 것”이란 말이 박 대표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한 핵심측근은 “당직개편은 박 대표가 많은 의원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대구ㆍ경북보다는 수도권 출신 등을 대거 발탁하고 비주류도 껴안는 등 탕평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를 통해 당내기반을 넓혀 대선경쟁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속내다.
박 대표도 이날 “많이 바뀔 것”이라며 30명 가까운 대규모 인사를 예고했다. 당직 발표는 이르면 18일 있을 전망이다.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선출하는 정책위의장은 선거가 있는 내년 4월까지 서병수 의원으로 대행 체제를 유지하거나 3선의 권오을 의원을 기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사무총장은 3선에서 최연희ㆍ이재창 의원 등이 재선인 김학송 의원과 함께 거명된다. 대변인에는 권영세, 나경원, 유기준 의원이 대표비서실장에는 정병국, 유정복, 주호영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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