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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코런던, 교복으로 갈아 입고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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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코런던, 교복으로 갈아 입고 한국 온다

입력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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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먹이 운다’의 주인공 태식(최민식 분)이 입었던 가죽점퍼. 태식이 입었던 그 칼라 없는 갈색 가죽점퍼는,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에서 거리의 복서로 전락한 태식의 신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도구로 쓰였다. 가죽점퍼의 등 부분에 선명하게 찍혀 있었던 ‘MICHICO LONDON’(미치코 런던) 로고.

1990년대 중반까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였다가 요즘은 시들해진, 그래서 태식의 추락한 신세를 연상케 하는 브랜드다. 그러나 최근 미치코런던이 교복으로 국내 시장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치코런던의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미치코 코시노(55ㆍ사진)씨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미치코런던 유니폼 패션쇼’를 열고 한국 학생들을 위해 직접 디자인 한 교복 20여벌을 선보였다.

코시노씨는 “한국 학생들은 어느 나라 학생들 못지 않게 패션감각이 뛰어난데도, 교복은 그들의 감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한 눈에 미치코 코시노의 교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세련되고 독특한 디자인의 교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디자이너의 교복이라고 해서 디자인만 강조하고 기능성이 떨어지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붙일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코시노씨는 일본과 패션활동의 주무대인 런던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또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미치코 코시노’의 직영 매장을 영국 런던과 서울에만 두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매우 깊다. 미치코런던 교복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아이템이다.

미치코런던의 경우 1990년대 초반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려 했지만, 유사 상표가 범람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바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미치코런던은 우산, 스카프, 선글라스, 아동복, 양말 등 17개 아이템에 대해 각각의 생산업체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있으며, 내년에는 한국시장에 캐주얼 브랜드를 다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코시노씨는 “한국은 내게 실패의 쓴 맛을 보게 했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미치코런던 교복이 성공한다면, 영국과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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