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공수양면에서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7일로 출범 50일째를 맞는 아드보카트호는 2승1무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이란전(지난달 12일)이 감독의 전술을 선수들이 이해하는 무대였고, 스웨덴전(12일)이 공격축구를 코드로 했다면, 이날 경기는 타점높은 공격력과 함께 수비조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데 주안점이 두어졌다.
빠른 공수전환과 강력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장악하는 한편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협력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중원에서부터 철저히 차단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라인을 가다듬겠다고 작심한 듯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격 때 수비진에게 뒤쳐지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외치며 공수간 밸런스를 유지시켰다.
우선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 이동국 차두리를 최전방 공격수로, 이을용과 김정우를 중앙 미드필드로 투입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박지성과 차두리의 좌우돌파로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4분만에 선취골을 신고했다.
상대진영 왼쪽 페널티지역 코너 부근에서 박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이을용이 문전으로 올렸고, 이를 최진철이 뛰어오르면서 살짝 헤딩슛으로 방향을 바꿔 네트를 갈랐다.
세르비아는 전반 중반 전열을 정비, 반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동국까지 수비에 가담하고, 미드필드에서부터 빈틈없는 압박과 밀집수비를 펼쳐 최전방 케즈만으로 이어지는 상대 공격루트를 철저히 차단했다.
한국은 후반 5분 수비수 최진철의 실수로 단 한차례 위기상황을 맞았다. 상대 루보야가 한국진영 오른쪽 골지역에서 날린 슛을 이운재의 손에 맞고 나왔으나 최진철이 헛발질하는 바람에 다시 부키치가 볼을 잡아 찼으나 이운재가 막았다.
쐐기골은 후반 21분 이동국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동국이 바로 9분전 상대 문전에서 결정적인 헛발질을 한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듯 미드필드에서부터 단독 드리블로 아크 부근까지 치고들어간 뒤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려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에도 파상공세를 전개하며 차두리 박지성 조원희 등이 슛을 퍼부으며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승리를 확신한 듯 후반 26분 이동국을 안정환으로, 후반 43분 차두리를 정경호로 교체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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