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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하와이 - 바다·화산·눈·별 환상의 섬 '빅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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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하와이 - 바다·화산·눈·별 환상의 섬 '빅 아일랜드'

입력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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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은 미국 50번째 주 하와이주의 수도 호놀룰루와 와이키키해변이 위치한 오아후섬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132개나 되는 하와이군도(群島)에서 진짜 하와이라는 이름을 가진 섬은 단 하나 뿐이다. 빅 아일랜드(Big Island)가 그 곳이다. 섬이 얼마나 크면 이런 별명을 얻었을까.

나머지 131개 섬을 모두 합쳐도 빅 아일랜드의 크기에 못 미칠 정도다. 제주도의 7배, 경상남ㆍ북도를 합친 면적과 비슷하다. 규모가 큰 만큼 풍광도 독특하다.

푸른 바다와 안락한 휴식이 있는 열대의 섬. 흔히들 하와이에 대해 가진 단상을 빅 아일랜드에서 맛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거기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 상하(常夏)의 섬에서 체험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 수많은 경험이 기다린다.

태평양 한가운데 우뚝 솟은 마우나 케아산(4,205m) 정상에서 스키를 지치는 젊은이들과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갖춘 천문대를 만날 수 있는 것.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용암 덩어리가 솟구치는 활화산 킬라우에아산(1,243m)의 장관도 볼 수 있다. 시커먼 현무암을 가로질러 놓인 해안 도로를 달리며 이국적인 정취에 취한다.

호놀룰루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40분을 달려 빅 아일랜드 상공에 들어섰다. 하늘에서 보는 섬의 첫 인상은 칙칙함이다. 붉은 용암덩이가 굳어 변해버린 검은 땅이니 그럴 수밖에. 빅 아일랜드의 관문인 코나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 실망감은 탄성으로 변한다.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의 조화. 너무 덥지도, 끈적이지도 않는 절묘한 날씨다. 휴양지로서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북에서 남으로 연중 부는 무역풍이 마우나 케아산을 만나 빗줄기를 뽑아낸 뒤, 건조한 바람만 안고 오기 때문이다.

코나 공항에서 코할라 코스트로 이어지는 19번 해안 도로는 빅 아일랜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다. 오른쪽으로는 마우나 케아산을, 왼쪽으로는 태평양을 끼고 달린다. 끝없이 이어질 듯 뻗은 도로 저 너머로 코할라 산맥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척박한 현무암 지대로 이뤄진 도로변에 화사한 열대화들이 나그네를 반긴다. 워낙에 칙칙한 땅색 덕분일까, 그 붉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현무암 지대 위에 하얀 산호석으로 새긴 글자가 얼추 50㎞ 길이로 도로변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한국식으로 치면 ‘철수 LOVE 영희’, ‘아무개 다녀가다’라는 식의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피식 웃음이 난다.

누군가 해안 주변의 산호석을 가져와 치기를 발휘했던 전례를 많은 이들이 무심코 따랐던 것. 그러나 알록달록 오묘한 색대비 덕분에 빅 아일랜드 명소로 자리잡았다.

마우나 케아산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새들로드는 마우나 케아와 마우나 로아산(4,169m)의 중턱 지점에 있다. 드넓은 초원위에 말들이 뛰노는 모습이 펼쳐진다. 화산섬이라는 공통점 때문일까, 제주의 중산간 도로를 여행하는 느낌과 흡사하다.

마우나 케아는 흰 산이라는 뜻이다. 11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정상에 눈이 쌓여 붙은 이름이다. 아직 첫 눈이 오지 않았지만 이제 곧 꼭대기가 눈으로 덮이면 전 세계의 스키 마니아들이 열대의 섬에서 맛보는 독특한 추억을 담기 위해 이 곳으로 몰려들 터이다. 스키와 서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섬으로.

정상에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세운 천문대가 즐비하다. 이 곳에 최첨단 천문대들이 들어선 이유는 단순하다. 태평양 한 가운데 자리잡은 섬이라 주변에 불빛이 없으며, 각종 구름과 먼지층이 발 아래 깔리는 터라 대기까지 깨끗하니 천문 관측지로는 가히 명당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95%의 별을 여기서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름 10m짜리 천체 망원경을 갖춘 케크 천문대가 이 곳에 있다. 관광객들은 그러나 첨단 장비로 별자리를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는 버리는 편이 좋다. 오후 6시부터 출입이 통제되는 까닭이다.

대신 해발 3,000m 지점에 자리잡은 오니즈카 천문대가 아쉬움을 달랜다. 1986년 1월 챌린저 우주선 폭발 사고로 숨진 하와이 출신 조종사 앨리슨 오니즈카 대령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이다. 지름 30㎝짜리 망원경을 비롯, 10여대의 망원경이 수성, 금성, 목성, 화성 등 주요 행성과 별에 초점을 맞춰 놓고 있다.

사실 망원경이란 이 곳에서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다. 하늘을 온통 수놓은 별자리의 화려한 향연이 육안으로도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고요가 시작되는 시간에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맛보는 별자리 여행.

여하한 자극적 체험 프로그램보다 짜릿하다. 아마 평생을 합쳐도 이 보다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빅 아일랜드(하와이)=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태고의 풍경 화산여행

이제부터는 화산 여행에 나선다. 빅 아일랜드에는 아직도 펄펄 끓는 용암을 만날 수 있고, 인근 마우이섬 정상의 휴화산 할레아칼라산에서는 떠 오르는 일출의 장관도 맛볼 수 있다.

◆ 킬라우에아산(빅 아일랜드)

하와이 군도의 유일한 활화산이다. 면적만 880㎢, 세계 최대규모이다. ‘하와이 화산 국립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동부 지역인 힐로에서 볼케이노 로드를 따라 30분 오르면 매표소를 만난다. 입장료는 인원에 관계 없이 차량 1대당 10달러. 첫 방문지는 볼케이노 하우스 호텔이다.

호텔 뒤로 난 전망대에서 움푹 패인 분화구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분화구는 3개. 가장 큰 것은 킬라우에아 분화구이다. 지름 4㎞의 분화구 속에 또 하나의 분화구가 있다. 할레마우마우이다. 킬라우에아 분화구 옆에는 작다는 뜻의 이키(Iki) 분화구가 나란히 있다.

분화구 둘레로 난 순환 도로를 따라 1㎞ 남짓 달리면 연기가 솟구치는 지역과 만난다. 지하의 용암 덩어리에서 분출되는 수증기이다. 여기에 물을 담갔다 꺼내면 영락없는 용암 온천이다.

지질학자 토마스 재거의 이름을 딴 재거 박물관 앞에서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의 장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순환 도로변에 차를 세워 두고 좀 더 가까이서 관찰도 가능하다. 메케한 유황 냄새가 자욱하니 기관지가 좋지 않은 관광객은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험을 좋아하는 관광객을 위해 분화구 안을 탐험하는 투어 코스도 있다. 순환 도로를 비켜나 바다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간 뒤 한 시간 가량 트레킹을 하면 바다로 흘러 드는 붉은 용암 덩어리를 볼 수도 있다.

◆ 할레아칼라산(마우이섬)

세계 최대의 휴화산이다. 1750년 마지막 분화를 일으켰다. 높이 3,058m, 둘레가 34㎞로, 뉴욕의 맨해턴 지역을 담고도 남는다. 태양의 집이라는 의미에 걸맞는 멋진 풍광을 보려면 일출 시간을 택해야 한다. 관광객 숙소가 밀집해있는 웨스트 마우이지역에서 차량으로 2시간 가량 걸린다.

새벽 3시 30분 숙소에서 출발해야 5시 30분께 정상 부근에 도착한다. 이른 시간이지만 웬만한 교통 체증을 각오해야 한다. 기온이 영하에 가까이 떨어지니 단단히 중무장해야 한다. 해가 솟으면서 기온이 오르면 분화구에 담긴 구름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면서 표면을 드러낸다.

태양이 붉게 달군 분화구의 모습은 달 표면과 흡사하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비롯, 달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의 거의 모든 영화를 이 곳에서 찍었다. 달을 탐험한 우주 조종사들의 현지 적응 훈련도 이 곳에서 이뤄졌다.

장엄한 해돋이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할레아칼라산은 초대형 자전거 도로로 변한다. 차량으로 정상에 올라와 일출을 본 뒤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는 일정은 할레아칼라의 대표적인 여행 상품. 현란한 묘기를 부리며 도로를 질주하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특이한 지형에는 특이한 생명체가 존재하기 마련. 수십 개의 반짝이는 칼이 모인 듯한 은검초(銀劍草ㆍsilversword)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하와이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식물이다. 사람의 손이 닿으면 죽는다는 전설이 전한다.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원주민의 지혜라고. 산 초입의 방문자 센터에 한 자 키의 은검초를 몇 그루 심어 두었다

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마우이섬·빅 아일랜드

산의 매력에 빠져 바다를 건너 뛸 수는 없는 노릇. 진정한 하와이 여행은 바다에서 마무리된다.

하와이 = 와이키키 해변’을 떠올릴 정도로 바다는 하와이의 상징이다. 하지만 문제는 번잡함이다.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오아후섬은 하와이 관광의 시작과 끝이 되는 곳이다. 당연히 수많은 인파가 붐빈다. 대안은 있다. 인근 섬으로 훌쩍 떠나는 것이다. 30~40분의 비행이면 보다 한적하고 달콤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섬들이 기다린다. 마우이섬과 빅 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두 섬의 대표적인 해변을 다녀왔다.

◆ 웨스트 마우이(마우이섬)

마우이섬은 세계적인 신혼여행지로 알려진 곳이다. 화산섬임에도 넓은 평야가 있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래 해변이 서해안을 따라 펼쳐진다(사실, 와이키키를 비롯한 하와이 대부분 해변은 외부에서 유입한 모래로 조성한 인공 해변이다). 특히 라하이나에서 카팔루아까지 이어지는 웨스트 마우이지역은 북에서 부는 무역풍이 웨스트 마우이산을 지나면서 건조해진 바람을 싣고 오기 때문에 연중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휴양지로서 적합한 여건을 갖춘 만큼 대규모 리조트가 해안선을 따라 발달해 있다.

웨스트 마우이의 관문은 라하이나. 19세기 초 하와이 왕조의 수도였다. 도시 중앙에 800평 규모의 그늘을 만들어내는 하와이 최대의 반얀트리(보리수나무의 일종)가 버티고 섰다. 이 주위로 하와이 왕조를 통합한 카메하메라 왕의 궁전, 박물관, 쇼핑센터들이 들어서 있다. 큰 볼거리는 아니지만 마우이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라하이나 북쪽에 자리잡은 카아나팔리는 마우이에서 가장 일찍 개발된 해안이다. 1960년대부터 하얏트 리젠시, 매리어트, 쉐라톤 등 세계적인 체인 호텔이 차례로 늘어 섰다. 완벽한 휴식을 보장하는 리조트 덕에 신혼 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변으로 자리잡았다. 카아나팔리 해변 앞에 보이는 라나이 섬 너머의 일몰이 장관이다. 일몰에 맞춰 웨딩 사진을 찍으려는 예비 부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웨스트 마우이 북단에 위치한 카팔루아 지역은 최근 초특급 리조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조트 단지를 둘러싸고 들어선 골프 코스는 하와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는 매년 PGA투어 첫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 코할라 코스트(빅 아일랜드)

코할라 코스트는 지형적으로 웨스트 마우이가 입지한 곳과 유사하다. 와이콜로아, 마우나 라이, 마우나 케아 등 3개의 리조트 단지로 이뤄져있다. 와이콜로아 리조트는 규모 면에서 빅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곳이다. 객실 수만 1,000여개를 헤아린다. 규모가 큰 만큼 리조트를 왕래하는 셔틀 보트와 모노 레일이 마련돼 있어 이 곳에 투숙하지 않는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 시설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아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번잡함이 싫다면 마우나 라니 리조트 단지를 찾는 것이 좋다. 규모는 작지만 둘만의 호젓한 시간을 갖고 싶은 신혼 부부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페어몬트 오키드호텔 앞 해변은 빅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스노클링 포인트. 바다 거북이 떼지어 바닷속을 유영하는 환상적인 풍광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알을 낳기 위해 바다 위로 올라온 거북이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마우나 케아 리조트 단지는 이름난 골프 코스가 많아 골프와 휴식을 병행하려는 골퍼들이 줄을 잇는 곳이기도

하와이=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여행수첩/ 하와이

하와이 신혼 여행이 쉬워졌다. 미국 대사관이 지난 달부터 한국 신혼 부부의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대상은 허니문 여행으로 하와이를 선택한 예비 신혼 부부에게만 해당된다. 결혼식을 올려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 미혼으로 분류되는 데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 두는 관계로 비자 발급이 여의치 않았던 예비 신부들을 위한 조치다.

한진관광, 현대드림투어, 롯데관광, 세중해피투어, SK투어비스, 범한여행사 등 6개 여행사를 통해 접수한 사람에 한해 최소한의 서류 작업을 거쳐 30일 이내에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비자 인터뷰를 받을 수 있다. 여권, 비자 신청서(DS 156/157양식), 비자 신청 수수료 영수증(12만원), 비자용 사진, 여행사 확인서를 갖추면 된다. 내달부터는 해당 여행사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문의 하와이 관광청 (02)777-0033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이 수, 목, 토, 일 주 4회 호놀룰루 직항편을 운행한다. 비행 시간은 7시간 30분.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기류의 영향으로 10시간 30분가량 걸린다. 호놀룰루에서 다른 섬으로 이동할 때는 하와이언 항공이나 알로하 항공을 이용한다. 요금은 편도 100달러 내외.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9시간 늦다. 한국이 11일 오후 1시라면 하와이는 10일 오후 6시인 셈.

하와이 전문 여행사 블루하와이(02-319-0022)는 오아후섬과 마우이섬을 함께 둘러보는 4박 6일짜리 상품을 262만2,500원에 내놓았다. 하얏트호텔에서 묵게 되며, 마우이섬에서 체류하는 3일간 컨버터블 차량 렌트비용과 인근 몰로키니섬 스노클링 투어, 하얏트호텔 디너쇼 등이 포함돼 있다. 오아후섬과 빅 아일랜드 4박 6일 상품은 299만원에 판매중이다. 오아후 하얏트호텔 2박, 빅 아일랜드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 2박의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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