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6일 열린 APEC 외교ㆍ통상 합동 각료회의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무역ㆍ투자 자유화 작업의 이정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특히 WTO(세계 무역기구)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진전을 촉구하는 ‘DDA 특별성명’ 채택이 합의돼 향후 DDA 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DDA 협상은 WTO가 시장개방을 가속화하기 위해 2001년부터 추진 중이지만 농업분야를 두고 미국과 EU(유럽연합) 등의 의견이 대립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
이번 합동각료회의를 거쳐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DDA 특별성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서 시장접근, 국내보조, 수출보조금 등 3대 분야의 고른 진전을 촉구했으며 특히 APEC 차원에서 선진국의 농업 수출보조금을 2010년까지 철폐하기로 했다. 강력한 수출보조금 정책을 취하고 있는 EU를 겨냥한 것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전세계 무역의 46%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들이 DDA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채택함으로써 12월 열리는 WTO 홍콩 각료회의에 적잖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는 농업부문 협상의 주도 세력인 EU와 인도, 브라질 등이 빠져있어 특별성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우리나라로서는 DDA 협상 타결시 공산품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으나 국내 농업계는 엄청난 후폭풍을 겪을 수밖에 없어 이번 특별성명 채택으로 국내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각료회의는 이와 함께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완료한다는 보고르 선언의 이행을 위한 부산로드맵도 채택했다.
부산 로드맵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전 회원국을 대상으로 보고르 목표 달성을 위한 개별행동계획(IAP)의 이행 검토를 실시하는 한편 높은 수준의 RTA(지역무역협정)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추구해 나가기로 했다.
합동각료회의는 이외에도 조류인플루엔자(AI), 테러 등 ‘인간안보’ 분야에 대한 공동대처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회원국 공동으로 AI 백신을 개발하고 정보 공유 및 감시체계를 수립해 나가기로 했으며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견착식 지대공미사일(MANPADS)의 위협 완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각 회원국은 또 테러용의자 정보를 공유하고 가능하면 2008년까지 생체인식 여권을 제작, 배포하는 등의 국경 검문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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