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장사들의 3ㆍ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크게 늘어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선물거래소가 16일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3ㆍ4분기 실적’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533개 상장사가 올들어 3ㆍ4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매출액은 457조5,6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91% 늘어났다. 반면,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0조5,051억원과 3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5.23%와 8.0%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누적 순이익은 3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오히려 2.1% 증가했다. 흑자 기업이 445개(83.49%)에 달했고 업종별로도 18개 전 업종이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누적 순이익(5조768억원)이 지난해 동기보다 43.5% 급감하고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대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특히, 3ㆍ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2ㆍ4분기에 비해 매출액(154조8,218억원)은 1.62%, 영업이익(14조1,970억원)은 11.45%, 순이익(12조3,923억원)은 8.0% 늘어나 기업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의 부진 탓에 제조업의 누적 순이익(31조9,442억원)이 지난해 동기보다 16.75% 떨어진 반면, 금융업은 4조6,321억원으로 226.72%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누적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이 8.15%, 금융업이 20.15%로 집계됐다. 1,000원의 매출을 올렸을 때 제조업은 81원, 금융업은 201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LG SK 롯데 한진 GS 한화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 등 10대 그룹의 누적 순이익은 15조8,2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9% 감소했으나 3ㆍ4분기 순이익은 5조7,3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9% 증가했다.
주요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3ㆍ4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던 LG카드가 올해엔 1조1,349억원 흑자로 돌아서 실적개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코오롱건설은 같은 기간 574억원 적자에서 444억원 흑자로, 대한화섬이 2억원 적자에서 176억원 흑자로 각각 전환했다.
그러나 대경기계기술은 같은 기간 24억원 흑자에서 615억원 적자로 반전됐고, 삼성전기는 1,211억원 흑자에서 574억원 적자로, 쌍용차는 443억원 흑자에서 501억원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나빠졌다. 제조업체들의 9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86.79%로 지난해 말에 비해 4.63%포인트 하락, 재무구조 개선추세가 지속됐다.
706개 코스닥 상장사도 올들어 3ㆍ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27.32% 감소한 1조2,510억원에 그쳤으나, 3ㆍ4분기의 당기순이익은 3,93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23% 늘어났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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