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는 지금 종자도 안 남았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이 토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 온 동교동계가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의 구속으로 거의 궤멸 상태에 이른 데 대한 한탄이다. 한 대표가 거의 유일하게 중앙 정치무대에 남아 근근히 맥을 잇고 있다.
한 대표 이외의 대부분 인사들은 역사의 뒷길로 쓸쓸히 사라졌다. 특히 핵심 실세들은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불명예를 안은 채 퇴장했다. 2인자였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1, 2심에선 유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돼 고법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동교동계 좌장 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을 살다 당뇨와 우울증 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는 150억원의 추징금까지 물어야 할 처지다.
권 고문과 함께 ‘권옥승’으로 불리던 동교동 3인방 중 김옥두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의 선거법 위반혐의로 2심에서 유죄가 나온 상태고, 최재승 전 의원은 한전 납품 비리로 올 6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는 나라종금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금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한 전 대표의 경우 거물정치인으로는 비교적 적은 액수로 구속돼 표적 수사설이 나오기도 했다.
DJ의 세 아들도 하나같이 개인 비리로 사법처리 됐다. 차남 홍업씨는 알선수재로 징역을 살았고, 3남 홍걸씨도 같은 혐의로 고법에서 유죄가 나왔으나 둘 다 8월에 특별 사면됐다.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 의원 역시 알선수재로 2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DJ 사람들은 특히 4ㆍ15 총선에서 몰락, 17대 국회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김옥두, 최재승, 윤철상, 박상천, 안동선, 이협, 이윤수, 정균환 의원 등이 줄줄이 낙선했고, 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꾼 배기선, 정동채, 이강래 의원만이 당선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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