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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천재 따라잡기] 조지 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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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천재 따라잡기] 조지 소로스

입력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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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이 조지 소로스(75)만큼 어울리는 투자가도 없을 것이다.

존 템플턴이 돈을 모으거나 쓸 때 항시 청교도적 도덕률에 어긋나지 않으려 노력했던 반면, 소로스는 여러 나라의 경제를 쥐고 흔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환 투기를 통해 거액을 벌어들인 뒤 상당 부분을 자선사업에 퍼붓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금융시장의 ‘야누스’로도 불리는 소로스의 양면성은 험난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비교적 부유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다른 집에 양자로 들어가는 바람에 간신히 독일군의 학살을 면했다. 그는 ‘해방군’으로 진주한 소련군에게도 핍박을 당하다 영국으로 탈출, 웨이터 생활을 하며 극빈 시절을 보낸다.

당시 은사였던 세계적 석학 칼 포퍼 교수에게 깊은 영감을 받은 그는 1956년 월스트리트로 건너가 자신만의 금융투자기법을 개발하고, 69년 헤지펀드인 ‘퀀텀 펀드’를 설립했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92년 영국 중앙은행과 벌인 환 전쟁이다.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파운드화 가치는 20%나 폭락했고, 소로스는 2주일 만에 10억 달러를 벌었다.

그의 환 공격 기법은 다음과 같이 기발했다. 1달러에 1,000원의 가치가 있을 때 원화 1,000억원을 빌려 1억 달러를 사들인다. 환 시장에 갑자기 대규모 ‘원화 매도, 달러 매수’ 주문이 쏟아지자 원화 가치는 1달러당 1,200원 수준으로 폭락한다.

이제 1,200억원이 된 1억 달러 중 8,333만 달러만 팔아 처음에 빌린 원화 1,000억원을 갚으면 1,667만 달러를 앉아서 벌게 된다.

90년대 전후 거부가 된 그는 헝가리 러시아 등 주로 동구권 국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 부으며 투자형 자선사업을 벌이기 시작한다.

미국 내에서도 청소년 마약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재단에 아낌 없이 돈을 쓰고 있으며, 지난 번 미국 대선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정치자금을 펑펑 쓰기도 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자선사업으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가 하면, 우리나라 등 아시아 여러 국가들을 외환위기에 빠뜨린 배후로 지목되기도 하는 그는 진정 ‘월가의 풍운아’라 할 만하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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