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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퀴즈'로 사랑받는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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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퀴즈'로 사랑받는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입력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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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가 DJ에게 병문안 전화를 걸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동교동을 방문한다. 중부권 신당과 관련한 JP의 동향도 은근히 관심이다. 3김의 정치적 영향력은 시효가 없다.

퇴근길 택시나 버스에서 십중팔구 들을 수 있는 MBC 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오후 8시10분~9시, 9시35분~10시)에서는 여전히 시효 없이 싸우며 웃기는 또 다른 3김의 얘기를 만난다. 30대 이상 남성들 사이에 마니아층까지 형성하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생방송이 한창인 14일 MBC 본사 라디오 스튜디오. ‘3김 퀴즈’ 코너에서 최양락이 ‘연인의 창가에서 불러주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란 문제를 낸다. 정답은 물론 ‘세레나데’. 급한 성격대로 늘 먼저 “사회자 (여기) 정답”을 외치는 YS의 답은 ‘고성방가’. 뒤 이은 JP의 답은 “작업 송”이다.

옆에서 DJ가 “작업 송으로 주로 뭐 부르는데?”라며 혀를 찬다. YS, DJ 역의 배칠수도, JP 역의 최양락도 스스로 웃음을 참지 못해 킥킥대고, 지켜보던 제작진도 배꼽을 쥔다.

막무가내로 도발적인 YS, 눈치 9단으로 언제나 반대급부를 노리는 JP, 잘난 척하지만 결국은 헛발질인 DJ가 벌이는 ‘3김 퀴즈’는 벌써 3년 반을 넘긴 장수 코너다. “엄용수 선배에게 직접 지도를 받았다”는 성대모사의 고수 배칠수와 “칠수 혼자 헉헉대는 게 안쓰러워서 그래도 제일 엇비슷하게 할 수 있는 JP 역을 하게 됐다”는 최양락은 코너의 일등 공신을 ‘3김’에게 돌렸다. “잊혀질 만 하면 3김이 이야기 거리가 되면서 아이디어를 주시지요.”

시청자들의 호응이 워낙 커 오히려 나름의 걱정도 있다. 3김 중 누구라도 ‘유고’될 경우다. 최근 DJ의 건강 악화설에 제작진이 바짝 긴장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김용관 PD는 “이런 이유로 해서 사실 지난 개편 때 ‘3김 퀴즈’를 폐지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털어놓았다.

제작진이 이와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코너는 ‘대충 토론’이다. “요즘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는 데가 많다”는 대쪽 창(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과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 노통(노무현 대통령)은 배칠수가, 축구에서 느닷없이 사회, 경제 문제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이야기를 하는 몽(정몽준 축구협회회장)은 최양락이 맡고 있다.

창과 몽은 각각 정계 복귀 가능성과 축구 협회 운영 방식 등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노통’의 인기는 여기서도 주춤하다. “전엔 괜찮았는데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요즘은 노통의 대사가 청취자들을 웃기기 보다 긴장감을 주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는 게 작가 박찬혁씨의 설명이다.

차기 대선 레이스가 가까워지면서 배칠수의 고민도 깊어진다. “이명박 서울시장이야 목소리가 워낙 하이 톤이어서 흉내낼 만한데, 정동영ㆍ김근태 장관은 말투나 목소리에 특징이 없어요.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런가 하면 이 프로그램의 인기코너에는 출연 10개월 만에 이영애 강혜정 전도연 김선아 등의 성대모사로 확실히 뜬 하는 ‘친절한 은자씨’ 김미진이 최양락과 함께 진행하는 ‘뉴스디스크’도 있다. 그녀에 대한 배칠수의 평가는 “진짜 잘한다”는 한마디다.

피곤하고 짜증나기 십상인 퇴근길. 이 프로그램으로 위로를 얻는 많은 직장인들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도 프로가 끝날 때까지 차마 시동을 끄지 못하고 기다린다고 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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