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가 3.5세대 차세대 이동통신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국내 통신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KT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휴대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WiBro)를 선보이자 SK텔레콤 등 이통업체들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기술로 맞불을 놓고있다.
KT 와이브로
KT는 1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와이브로 시연 개통식을 열고, 와이브로 단말기를 이용해 다자간 화상전화, 웹서핑, 동영상 시청을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트리플 플레이’(Triple Play) 기술을 선보였다.
KT는 카드형 와이브로 단말기가 설치된 노트북PC를 이용, 시속 60㎞로 운행하는 버스와 벡스코 내 정보기술(IT) 전시관, 호텔 내 임시 전시관을 연결, 4자간 화상 통화를 시연했다. 또 다자간 화상 통화 중에도 APEC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뮤직비디오를 실시간 시청하는 장면을 연출해 박수를 받았다.
KT는 가칭 ‘원더넷’(wonder-net)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를 내년 4월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와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15일 벡스코에서 열린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국제 회의에는 13개국 25개 통신사업자들과 국제 표준단체 대표들이 모여 와이브로의 ‘모바일 와이맥스’(802.16e) 규격 채택을 재확인하고, 와이브로의 세계화를 위해 의견을 나눴다.
SK텔레콤 HSDPA
SKT는 벡스코 IT전시관 내에 100여평 규모의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와이브로의 경쟁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는 HSDPA 등을 공개했다.
SKT는 초당 최대 7메가비트(Mbps)의 속도를 내는 HSDPA 서비스를 이용, 고화질 화상 통화와 대용량 멀티미디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내려 받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SKT는 이르면 내년부터 HSDPA 기술을 통해 초고속 무선인터넷과 화상통화, 동영상 보기 등 와이브로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디지털 홈, 모바일 뱅킹, 텔레매틱스 등 컨버전스 서비스와 유무선 통합 음악포털 멜론(MelOn)과 3D(3차원) 모바일 게임 GXG 등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미 국내에서는 상용화한 서비스지만, 외국인 관람객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와이브로와 HSDPA간 서비스 경쟁은 국내 업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해외 이통 사업자들이 차세대 서비스로 와이브로와 HSDPA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한국이 이들 양대 서비스의 승패를 가늠할 첫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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