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김초롱(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한국계 골퍼가 올 시즌 LPGA무대에서 수집한 우승컵은 8개로 늘어났다.
김초롱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골프장(파72ㆍ6,253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미첼컴퍼니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85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김초롱은 막판까지 추격한 레이철 헤더링턴(호주ㆍ274타)을 1타차로 제치고 지난해 롱스드럭스챌린지 이후 1년여만에 생애 두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김초롱은 퍼터를 든 채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듯 특유의 신바람 춤을 추며 우승을 자축했다.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만규씨는 “제발 소리 지르지 말고 예쁘게 행동하라”고 주문했지만 결국 신이 난 딸과 함께 신바람 춤을 춰야만 했다. 그만큼 이번 우승은 김씨 부녀에겐 그 무엇보다도 뜻 깊었다.
지난해 한ㆍ일 골프대항전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던 김초롱은 올해 열린 미국ㆍ유럽 대항전엔 미국 대표로 나가는 바람에 국내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대학 졸업 후 이민을 떠난 전형적인 한국인인 아버지 김씨의 가슴앓이는 더욱 껐다. 그래선지 김초롱은 우승 인터뷰에서 “이 우승컵은 나의 아버지를 위한 것이며 조국 한국을 위한 우승이다”며 한국 팬들을 향한 러브 콜을 보냈다. 김씨도 올 겨울 딸을 한국으로 데려와 동계훈련을 시킨다는 계획이다. 딸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뭔가를 느끼고 자신과 같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생각에서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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