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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면접시험 '물로 봤다간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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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면접시험 '물로 봤다간 쓴맛'

입력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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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만 통과하면 최종합격은 누어서 떡 먹기라는 말은 이미 옛말입니다.”

15일 국가직 7급 면접시험을 앞둔 김모(30)씨는 친지들의 때 이른 축하 메시지를 듣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예전과 달리 공무원시험에서의 면접비중이 커지고 있고 또한 포기자들도 줄어들고 있어 최종 문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지자체에서는 면접시 응시자의 봉사활동 경력 등을 가산점으로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필기합격자가 선발예정의 128%(지난해 112%)까지로 확대됐고 면접 포기자도 8명에 불과해 면접대상자 중 탈락자의 비율이 예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라며 “면접최종합격을 결정짓는 개인발표시간이 5분 정도로 지난해보다 늘어 수험생들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인사위원회에 따르면 15일부터 치러지는 국가직 7급 면접시험 대상자는 필기합격자의 99.1%에 달하는 850명. 지난해보다 필기합격자 비율이 확대된 상황에서 면접 등록률도 높아져 치열한 면접 경쟁구도가 이뤄지게 됐다.

중앙인사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일 제시한 국가직 7급 면접응시요령자료에서는 개인별 면접시간이 약 20분 정도로 배정되어 있으며 면접위원도 각 조별 2인으로 구성된다.

이번 면접은 몇 가지 문제 중 하나의 주제를 직접 응시자가 선택해 초안을 작성, 면접장에서 발표하는 개인발표와 면접관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출제된 개인발표 주제들은 대부분 사회적 현안을 다룬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논리적 표현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시촌이나 인터넷에는 기존 대기업 면접 때나 볼 수 있었던 각종 ‘면접 매뉴얼’도 돌고 있어 수험생들의 면접공포증을 반증해주고 있다.

9급시험을 준비중인 최모(22ㆍ여)씨는 “면접 때 예상되는 질문들과 개인발표 때 출제될 것으로 보이는 문제들을 담고있는 문서들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다” 며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마음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시험부터 모든 공무원 시험에서의 면접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 라며 “암기해서 얻을 수 있는 단순한 지식보다는 평소 인성과 가치관, 살아온 과정 등을 물어 공직생활에 필요한 사명감과 설득력 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주가 될 것”이라며 “필기합격자 수가 늘어 면접응시자 5명중 1명은 불합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면접시험 강화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한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봉사활동의 반영방식과 비율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봉사활동은 면접평가 항목 중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및 봉사활동’의 평가대상으로 사용된다”면서 “필수항목도 아니고 점수가 계량화된 것도 아니지만 면접관이 재량껏 판단해 가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면접관들이 봉사활동이 시험에 대비해 급하게 이뤄졌는지, 아니면 진정성을 갖고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묻게 될 것”이라면서 “면접은 또 하나의 별도 시험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봉사활동 경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올 하반기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를 다음달 2일 발표하며 면접은 12월20∼23일 실시한다. 최종합격자(989명) 발표는 12월31일로 예정돼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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