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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담 만찬에 김치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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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담 만찬에 김치 오른다

입력
2005.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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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국 정상들은 두 번 식사를 같이 한다. 18일 벡스코에서 1차 정상회담을 마치고 만찬을 하며, 폐막일인 19일 동백섬 누리마루하우스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을 든다. 문제는 김치다. 오찬은 퓨전스타일로 알려져 있는데 한식으로 차려지는 만찬의 메뉴에는 김치가 올라 명예회복의 기회를 갖는다.

‘기생충 김치’파동을 겪으며 김치를 정상들의 식탁에 올려야 할지를 두고 정부 내에서는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APEC 준비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어떻게 한국 대표 음식을 뺄 수 있겠느냐”며 “땅에 떨어진 위신을 되찾을 기회”라고 말했다.

APEC 준비기획단은 대테러 보안뿐 아니라 식품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식약청은 각 지방식약청에서 모두 60여명의 검식관을 차출해 정상 숙소와 누리마루하우스, 벡스코에 배치했다.

조리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 음식물에 이상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한다. 부산지방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4개월 전부터 음식 납품업체를 일일이 점검했다”고 말했다.

어쨌든 한국 음식은 화제다. 12일부터 벡스코 국제미디어센터 앞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궁중음식 특별전’이 각국 대표단과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고기와 버섯, 야채를 떡볶이 떡과 함께 간장소스로 버무린 색다른 궁중떡볶이가 나오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준비한 이번 행사에서는 장금이의 ‘산딸기 정과’, 금영이의 ‘보만두’, 궁중 떡볶이 등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했던 화려한 궁중음식들이 나왔다.

APEC 정상회의 개막 첫날인 12일부터 기장과 강서를 제외한 부산시내 전역에서 실시한 승용차 의무2부제 참여율이 95.7%로 집계돼 부산 시민들의 동참열기가 빛을 발했다.

이는 2002년 월드컵 때 의무2부제 첫날 참여율 94.2%보다 높은 것이다. 첫날 단속된 위반차량은 481건으로 5만원씩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날 서면로터리 등 시내 주요도로는 차량들의 주행 속도가 평소보다 배 이상 빨라 대체로 한산했다.

부산시가 APEC을 계기로 도시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는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영문 표기 때문에 대형 현수막이 교체됐다. 12일 벡스코에는 영화제를 홍보하는 거대한 현수막이 ‘Pusan’으로 표기된 채 내걸렸다. 그러나 약 한 시간 후 ‘Busan’으로 수정된 것으로 교체됐다.

부산은 ‘발음대로 쓴다’는 외래어 표기법 원칙에 따라 2000년부터 ‘Busan’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10년 전 시작해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만큼은 ‘PIFF’(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PIFF 관계자는 현수막 교체에 유감을 표명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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