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일산에 사는 김 모(65)씨는 얼마 전 정년퇴직을 한 후 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 자녀를 다 키웠고 퇴직금으로 집까지 장만해줬으니 부모로써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생활이 문제다. 생활비는 국민연금과 자녀들이 주는 용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요새는 종종 탑골 공원으로 ‘출근’ 하기도 하고, 때론 전철로 천안까지 왕복하면서 무료함을 달래기도 한다. 결코 곤궁한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자신이 처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2 서울 인근의 실버 타운에 사는 이 모(65)씨는 상쾌한 음악소리로 잠을 깬다. 수영과 골프 연습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영양사가 짜주는 신선하고 풍성한 식단의 식사를 즐긴다.
점심 후에는 물리치료를 받는다. 부인과 영화나 음악회도 자주 다니고, 주말엔 실버 타운을 찾은 자녀들과 함께 어울린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이런 삶을 영위하면서도, 아직은 손주들에게 용돈 줄 여유도 있다.
김 씨와 이 씨의 노후 삶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차이는 미리 준비해 놓았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씨가 살아온 삶도 물론 아름답다.
자녀들을 위해 양육부터 교육, 결혼까지 모든 것을 부모가 책임지며 희생해왔다.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 노인들이 이런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희생은 하더라도 자기준비는 해둬야 한다. 본인의 노후는 본인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당면 과제이다.
자신의 노후를 맡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개인연금이다. 개인연금상품의 종류는 다양하다. 은행이나 투신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도 있고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개인연금도 있다. 물론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연금저축은 단기수익률 면에선 확실히 유리하다. 그러나 앞으로 평균수명이 점점 더 길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노후에 20~30년 정도는 연금을 수령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장기수익률이나 연금수령방법 면에선 연금보험이 유리하다. 연금보험은 특히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복리효과로 인해 수익률도 좋고, 특히 2~4% 정도의 최저이율을 보장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연금수령방식도 다양해 10, 20, 30년식의 확정형과 종신형 외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상속 가능한 상속형도 있다.
고령화 시대엔 인플레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의 생활비를 10년, 20년 뒤 물가로 계산하면 지금과 큰 차이가 난다. 예컨대 현재의 1억원 가치를 3% 정도의 물가상승률로 환산할 경우 10년 후엔 7,400만원, 20년 후엔 5,500만원, 30년 후엔 4,100만원에 불과하다. 노후자금을 준비하려면 이런 물가상승분을 무시해선 안 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연금 중에서도 투자형 연금, 즉 변액연금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일반연금은 공시이율을 쓰지만 변액연금은 투자수익률에 기초한다.
물론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손실 리스크도 있지만, 채권과 주식이 혼합된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변액유니버셜 연금보험은 투자상품의 매력에 편리성(중도인출, 추가납입, 납입중지)을 추가한 다기능 상품이다.
상품의 선택은 본인의 경제상황이나 미래 계획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혼자서 미래를 설계하긴 어렵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차피 정부가 운용하는 국민연금에 노후를 전적으로 맡기기란 불가능하다.
출산율 저하로 책임져줄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세금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퇴직연금 등이 도입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100% 해결책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노후를 설계하고 목표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화 시대 나의 미래가 그저 기초생활을 영위하는 수준의 삶이 될 것인가, 아니면 밝고 윤택한 삶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것인가는 얼마나 빨리,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개인연금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도움말=김종우
정리=이성철 기자 sclee@hk.co.kr김종우 kjw0510@yeskfg.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