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경제학 / 피에트라 리볼리 지음
친숙한 티셔츠 한 장을 소재로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조지타운대 맥더너 비즈니스 스쿨의 부교수인 저자는 몇 년 전 시위현장에서 우연히, 자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가 동남아 등지에서 노동력 착취 결과로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여기서 착안, 그는 5년에 걸쳐 티셔츠의 출생과 성장의 비밀을 추적했다. 텍사스의 목화농장, 중국의 섬유공장, 아프리카의 구제옷 시장을 여행하며 텍사스 목화가 중국산 티셔츠로 변해 다시 미국땅을 밟고 또 다시 아프리카의 구제옷 시장에서 팔리는 파란 만장한 여정을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계화와 반세계화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공장이 빈곤한 이들에게 기회가 되고 또 한국, 홍콩 등에서처럼 국가적 성장의 발판이 되는 세계 경제의 현실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김명철 옮김. 다산북스 1만 2,000원.
나무를 안아보았나요 / 조안 말루프 지음
아프리카 카렌 부족은 아기가 태어나면 태반을 어린 자두나무 아래에 묻는다. 이처럼 나무와 인간을 동일시하는 관습은 여러 대륙에서 발견되는데 실제로 나뭇줄기는 탯줄, 나뭇가지는 인간의 혈관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 책은 ‘나무를 껴안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지닌, 미 메릴랜드주 솔스베리 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나무에게 바치는 연가이다. 나무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자연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흔한 종이 한 장도 자연이 오랜 세월 키워낸 나무와 작은 생물들의 생명을 대가로 얻은 것이라는 식이다. 숲 속 공기에 살아 있는 피톤치드,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픈 독수리, 비구미가 들끓는 도토리를 좋아하는 다람쥐 등에 대한 서정적인 서술을 속에는 나무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살아 숨쉰다. 릴케의 시와 200년 전 그려진 존 애보트의 삽화가 어우러져 있다. 주혜명 옮김. 아르고스 9,800원.
정감록- 새 세상을 꿈꾸는 민중들의 예언서 / 김탁 지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정감록’은 어떤 형태로든 모습을 드러낸다.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정감록에 있다는 ‘남해 섬에서 진인이 출현한다’는 내용을 들어 선거 운동에 이용했고 제14대 선거에서도 ‘정감록에 나오는 정도령이 바로 정주영 국민당 대표’라는 주장이 있었다.
도읍지의 지세와 형상에 따라 나라의 운수가 바뀐다는 풍수지리적 도참설을 적은 ‘정감록’은 현재 70여 종이 넘는 버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고정된 저작이 아니라 민중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언제나 살아 있는 책인 셈이다. 여론 조작에나 이용되는 책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정감록’은 민중사상의 보고로 존중될 필요가 있다. 역성혁명으로 새 세상을 기대하는 민중의 갈망이 오롯하게 살아 숨쉰다. ‘e시대의 절대사상’ 시리즈로 출간된 김탁판 ‘정감록’은 그 내용과 독해법, 이와 관련한 역사적 사건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살림출판사 9,9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