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없다.’
게임 및 포털 업계에서 1등 독주체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3ㆍ4분기 실적발표 결과, 인터넷 포털업체 NHN과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매출액과 수익 등에서 모두 뛰어난 성장성을 보이며 2등과의 격차를 더욱 벌린 것이다. 과거 라이벌로 꼽히던 웹젠과 다음은 적자 성적표를 내놓아 선두권에서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이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 차이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주가 움직임도 1, 2등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주가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3분기 실적 여파로 7%대 급락했다. 최근 일본의 정보기술(IT) 업체 라이브도어가 다음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주가가 급등했으나, 예상을 훨씬 밑도는 저조한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다음은 3분기에 사상 최대인 1,120억원의 매출을 내고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미국 라이코스의 구조조정 비용과 자회사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은 “다음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추가 상승여력도 제한적”이라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만4,700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배너와 검색광고 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앞으로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포털업체 엠파스도 3분기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다.
반면,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NHN의 주가는 이날도 8%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NHN은 3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인 927억원의 매출액과 3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11.6%, 7.2% 증가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이라며 앞 다퉈 목표주가를 올렸다.
특히 4분기 배너광고 물량이 이미 확보돼 있고 광고단가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게임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단연 독주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분기 대비 각각 34.4%와 57.0% 급증한 231억원과 2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나빠졌지만, 전분기보다는 훨씬 개선된 실적이다. 단,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메릴린치는 “이번 실적이 성공적인 해외사업 상황을 입증해주는 것”이라며 9만5,000원이던 목표가를 12만원으로 올린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신작 게임 출시연기와 중국 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내렸다.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이용자들의 탄탄한 충성도와 풍부한 신규 게임 라인업을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된 엔씨소프트와는 반대로, 웹젠은 3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2%나 줄어든 데다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매출액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뮤’의 이용자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차기작인 ‘썬’의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화증권은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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