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8월 24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법문사(法門寺)의 진신보탑이 계속된 폭우로 무너졌다. 탑 보수 공사를 하던 87년 4월9일, 이번에는 탑 아래에서 지하 궁전이 발견됐다. 궁에는 3,000여점의 놀라운 유물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이 길이 4㎝의 ‘불지사리(佛指舍利)’, 즉 부처님의 손가락뼈 사리였다. 함께 묻혀 있던 비문을 이 진귀한 보물의 기원이 밝혀졌다.
기원전 485년 부처가 열반에 든 뒤 7일간의 다비식을 거쳐 나온 사리는 무려 7만여개에 달했다. 그 엄청난 양의 사리들 가운데 뼈는 단 하나만 남았다. 그것이 불지사리였다.
유일한 ‘진신지골사리(眞身指骨舍利)’로 이름 붙여진 이 불지사리는 200년 뒤 제자들에 의해 중국으로 전해져 황제들만 친견하다가 당 왕조 때 황제의 명에 의해 법문사의 탑 지하에 모셔졌다. 유네스코는 이 사리를 세계 9대 기적으로 지정했고 중국 정부도 이를 국보급 유물로 인정하고 있다.
불교 최고 성물(聖物), 또는 성보(聖寶)로 꼽히는 이 법문사 불지사리가 한국 불자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불지사리 한국이운봉행위원회(위원장 불교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등)는 ‘당나라 황실 사찰 법문사 부처님 진신지골사리 친견 및 지하궁 유물 한국 특별전’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11월11일~12월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12월8~20일)에서 연다.
전시회에서는 45존불조상옥정보함(진신보함), 단륜십이환석장, 류금쌍봉문은향낭 등 중국 국보급 유물 30여점이 함께 선보인다. 불지사리의 해외 전시는 태국(1994년), 대만(2000년), 홍콩(2004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홍파 봉행위원장은 “현존 유일의 불지사리를 한국에서 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불교의 위상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부처의 지혜와 자비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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