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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뉴라이트’ 설전

입력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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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교수 파문을 둘러싼 소모적인 국가정체성 공방이 뉴라이트운동에 대한 설전으로 다시 불붙었다. 정치권은 9일 이해찬 총리가 전날 서울대 특강에서 “뉴라이트운동은 사회적 지체, 역사적 퇴보”라고 한 발언을 놓고 또 한차례 험한 입을 주고받으며 부딪쳤다.

당사자인 뉴라이트운동 단체들은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함량미달의 막말”이라며 발끈했다.

뉴라이트운동연합 대변인인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뉴라이트는 온건하고 합리적으로 개혁하자는 것”이라며 “좌파만이 개혁을 독점해야 한다는 것은 아집과 독선이다”고 비판했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도 “다수 국민은 지금 이 총리의 정신지체 현상을 걱정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맞받았다.

이 총리와 악연으로 점철된 한나라당도 적극 거들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민맹(民盲)’다운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386 운동권 출신인 원희룡 최고위원도 “이념의 위력이 이미 지났건만 ‘보수=안 변하는 것, 진보=변하는 것’이라는 관념적 잣대에 안주해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념적 오만”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이념의 시대가 끝난 21세기에 갑자기 라이트, 레프트를 따지고 그것도 모자라 내용도 없이 뉴라이프라고 들고 나온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이 총리를 두둔했다. 그는 “10ㆍ26재선거 전 박근혜 대표가 구국운동을 내세우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느냐”며 역공을 취했다.

한편 이 총리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일 뿐”이라며 “정치권의 왈가왈부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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