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 농도보다 최고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9~10월 종로5가(1호선) 잠원(3호선) 광화문(5호선) 이태원(6호선) 등 서울시내 4개 지하철역사의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4개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역사 인근 실외공기 29.2㎍/㎥, 환기구 인근 50.2㎍/㎥, 대합실 62.8㎍/㎥, 승강장 113.5㎍/㎥ 순으로,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공기의 3.8배에 달했다.
승강장 공기질이 가장 나쁜 1호선 종로5가역의 경우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161.1㎍/㎥로 실외 농도(20.9㎍/㎥)의 7.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서울시 지하생활공간 공기질 기준 조례에 명시된 기준치(140㎍/㎥)보다 높은 것이다.
승강장 공기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지하철 노반(선로 밑바닥) 재질이 꼽혔다.
선로 밑바닥이 자갈로 이뤄진 곳에서는 열차 운행으로 자갈이 깨지거나 마모되면서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멘트 노반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자갈 노반인 1호선 종로5가역과 3호선 잠원역(116㎍/㎥)의 승강장 미세먼지 농도가 시멘트 노반인 5호선 광화문역(83.9㎍/㎥) 등보다 훨씬 높았다. 현재 지하철 1~4호선은 대부분 자갈 노반, 5~8호선은 시멘트 노반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매년 환경부에 등록된 측정대행업체에 위탁해 공기질 조사를 해온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차츰 낮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자갈 노반(226㎞) 노선을 매년 5~10㎞ 정도씩 시멘트 노반으로 바꾸는 등 공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