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환은행을 인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의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인수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김 행장은 “현재 해외의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주식스왑을 통해 합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환은행 매각 입찰이 12월 중으로 예상된다”며 “부족한 자금은 증자나 상환우선주 등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또 “외환은행 인수 경쟁자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며 “LG카드가 내년 1분기쯤 공개 매각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좀 끌어 LG카드와 외환은행 매각이 동시 진행되면 외환은행의 값이 좀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인수전략도 내비쳤다.
그는 “합병을 하면 어느 정도 인력과 점포 재배치 등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지만, 하나와 외환이 합칠 때 조정 폭이 제일 작아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다만, “작년 말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순자산가치 기준 합병비율은 5대 1이지만 주가 기준 합병비율은 3.78대 1”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합병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과거 한미은행과 제일은행 인수도 추진했었다”며 “특히 제일은행 인수는 거의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주식스왑 비율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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